부산 전력반도체, 인프라보다 ‘기업이 머무는 환경’ 먼저

부산 전력반도체, 인프라보다 ‘기업이 머무는 환경’ 먼저

정책포럼서 규제·공공팹·판로 등 현장 과제 논의
부산 이전 기업 위한 인력·정주 지원 필요성 제기

[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부산광역시의 전력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 과제로 기업 유치 이후의 ‘정착’ 문제가 제시됐다. 특화단지와 연구시설을 조성하는 것만으로는 산업 생태계를 완성하기 어렵고,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규제를 줄이는 동시에 연구개발 장비 이용, 전문인력 확보, 판로 개척까지 뒷받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글로벌미디어연합과 한국전력소자산업협회는 지난달 30일 부산광역시의회에서 ‘부산 전력반도체 산업 생태계 혁신을 위한 지·산·학·관 정책 포럼’을 열고 지역 전력반도체 산업의 성장 전략과 정책 과제를 논의했다.

부산시와 부산시의회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김대식·주진우 국회의원과 이상천 동명대 총장, 송상조 부산시의회 부의장, 산업계와 학계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부산 전력반도체 산업 생태계 혁신을 위한 지산학관 정책 포럼’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하트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글로벌미디어연합]

포럼에서는 부산의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지정 이후 실제 기업 투자와 산업 기반 확대로 연결하기 위한 방안이 주요 화두가 됐다. 특히 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제도적 제약과 지원 정책의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최윤화 한국전력소자산업협회 회장은 “전력반도체는 미래 자동차와 에너지, 데이터센터, 국방·우주항공 등 첨단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이라며 기업 투자 환경과 전문인력의 지역 정착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진우 국회의원은 특화단지 지정 자체보다 이후 기업 입주와 생산시설 가동이 중요하다며, 입주 업종 코드 등 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제도를 현실에 맞게 손봐야 한다고 밝혔다. 김대식 국회의원도 글로벌 첨단산업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과 전문인력이 지역에 자리 잡을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은 보다 구체적인 지원책을 요구했다. 수도권 기업을 부산으로 유치하려면 공장과 연구시설뿐 아니라 직원 주거와 가족의 정착 문제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성장 단계에 맞춘 투자 지원과 8인치 공공팹 이용 확대도 과제로 제시됐다.

전문인력 확보 역시 산업 성장의 변수로 꼽혔다. 이성식 부산대 교수는 연구개발과 설계 인력이 지역에 머물 수 있도록 팹리스 기업과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장목 효원파워텍 대표는 기술력을 갖춘 지역 기업들이 초기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공공조달과 연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산업계에서는 부산 안에서 전력반도체의 설계부터 패키징과 모듈, 최종 수요처까지 연결하는 산업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개별 기업이나 시설 지원을 넘어 지역 내 기업 간 연계가 이뤄져야 지속적인 산업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관련 기반시설 확충에도 나서고 있다. 지윤성 부산시 AI신산업과장은 2028년 가칭 한국전력소자기술원 출범을 목표로 499억원 규모의 8인치 SiC 테스트베드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기추진선박 기술개발과 기장 전력반도체 클러스터 조성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류도희 부산시의회 기획재경위원회 의원은 “기업이 부산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규제 개선뿐 아니라 산업단지 교통과 정주 여건, 전문인력 확보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기업 현장의 목소리가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전력반도체 관련 인프라 확충과 함께 기업 유치와 인력 양성, 연구개발 지원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날 포럼에서 제기된 기업 정착 지원과 규제 개선, 공공팹 활용 확대, 전문인력 확보와 판로 지원 등의 요구가 향후 실질적인 산업 육성 정책으로 이어질지가 부산 전력반도체 산업 성장의 과제로 남게 됐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