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자국 제2원전 건설 사업의 유력한 협력 후보로 한국을 꼽았다. 양국 교역 규모를 연간 150억달러(약 20조원)로 늘리고 방산·첨단기술 협력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에르도안 대통령은 국빈 방한을 앞두고 연합뉴스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서울 방문의 최우선 과제는 양국 간 정치적 대화를 강화하고 경제 관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산과 원자력, 첨단기술, 인공지능(AI), 재생에너지를 주요 협력 분야로 꼽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4일 한국을 방문해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해 11월 이 대통령의 튀르키예 국빈 방문에 대한 답방이다.
그는 양국 관계가 6·25전쟁 당시 형성된 "형제애와 상호 신뢰"에 기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년 수교 70주년을 맞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특히 튀르키예 북부 시노프 지역에 추진 중인 제2원전 건설 사업과 관련해 "한국을 유력한 협력 파트너 후보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전력과 튀르키예 원자력공사가 원자로 기술과 부지 평가 등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기술·경제적 조건과 투자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국가와의 협의도 고려해 국익에 부합하는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한국의 사업 참여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교역 확대 의지도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양국 교역 규모를 연간 150억달러로 늘리는 것이 목표라며 무역 불균형 해소와 투자 확대, 생산 부문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13년 발효된 양국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교역 불균형을 지적했다. 지난해 튀르키예의 한국 수출액은 11억4000만달러에 그친 반면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102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그는 현대차와 포스코의 현지 생산을 협력 사례로 꼽으며 자동차·모빌리티, 배터리, 전자·반도체, 산업 자동화, 로봇, 생명공학, 의약품·의료기기,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추가 협력이 가능하다고 했다.
특히 튀르키예가 자동차와 기계, 제약, 식품 분야에서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FTA를 통해 양국 산업의 잠재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산 분야에서는 무인항공기(UAV·드론) 협력에 기대를 나타냈다. 최근 한국 방위사업청이 튀르키예항공우주산업(TAI) 자회사 TEI에 드론용 엔진 구매 가능성을 타진한 데 대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국의 K2 흑표 전차 기술을 바탕으로 튀르키예 알타이 전차를 개발한 사례를 언급하며 "튀르키예의 무인체계 경험과 한국의 기술·생산 역량을 결합하면 양국 모두에 중요한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 분쟁에 대해서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튀르키예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이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에 관해 밝힌 입장과 지원 활동에도 감사를 표했다.
교통·인프라 분야 협력도 제안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중동 전쟁으로 주요 에너지 수송로가 차단된 상황에서 중동과 유럽을 연결하는 헤자즈 철도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국 기업이 과거 교통·인프라 분야에서 수행한 공동 사업들이 향후 협력 확대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