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여 명 고국 방문...파주시, 해외입양인 엄마품동산 환영 행사 개최

350여 명 고국 방문...파주시, 해외입양인 엄마품동산 환영 행사 개최

바람개비에 적은 350여 개 소망과 그리움... 모국 고향에서 나눈 위로와 희망
먼저 떠난 입양인 추모하는 '약속의 나무' 식수, 치유와 연대의 장 마련
45년 만의 가슴 뭉클한 귀향, 옛 보육원·철길 부지서 되찾은 정체성의 기억

2026 세계한인입양인대회에 참가한 해외입양인 350여 명이 엄마품동산을 방문해 바람개비 퍼포먼스를 마친 뒤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파주시]

[아이뉴스24 김재환 기자] 경기도 파주시는 지난 23일 조리읍 엄마품동산에서 고국을 방문한 해외입양인 350여 명을 초청해 '해외입양인 환영·교류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해외입양인들이 모국의 따뜻한 정을 느끼고 서로의 삶과 경험을 공유하며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마련됐다.

◇ 350여 명의 해외입양인, 엄마품동산에서 따뜻한 환영과 위로의 시간

엄마품동산에서 열린 환영 행사는 손배찬 파주시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윤후덕 국회의원과 최유각 파주시의회 의장의 축사, 도의원과 시의원 등 주요 내빈들의 환영 속에 진행됐다.

이어 엄마품동산 조성 배경과 의미를 소개하고, 잃어버린 자녀가 해외로 입양된 가족의 애틋한 사연과 한국의 자장가를 담은 특별공연, 해외입양인들의 방문 소회 발표 등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저마다 가슴속에 간직해 온 그리움과 아픔을 나누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공감과 위로의 시간을 가졌다.

해외입양인들이 '기억의 벽'과 '상실에서 피어나는 꽃' 벽화를 둘러보며 모국에서의 그리움과 뿌리를 되새기고 있다.[사진=파주시]

또 엄마품동산에 조성된 '기억의 벽'과 '상실에서 피어나는 꽃' 벽화 등을 둘러보며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되새기고, 모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다시금 확인했다.

행사를 주관한 미앤코리아 김민영 대표는 "엄마품동산은 해외입양인 모두에게 소중한 공간인 만큼 우리가 이곳의 주인이라는 마음으로 함께 아끼고 지켜나가자"라고 당부했다.

◇ 바람개비에 담은 어린 시절의 그리움... 350여 개의 소망이 하나로

이날 행사의 특별한 순간은 해외입양인들이 각자의 사연과 소망을 적은 바람개비를 함께 들어 올리는 퍼포먼스였다.

시는 어린 시절 고국에서 마음껏 뛰놀며 바람개비를 돌렸을 아이들이 낯선 타국으로 떠나야 했던 아픔을 기억하고, 이제는 고국의 품에서 새로운 희망과 따뜻한 추억을 만들어 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바람개비를 준비했다.

참석자들은 저마다의 기억과 그리움, 가족을 향한 메시지, 앞으로의 소망을 바람개비에 적어 내려갔다.

이어 형형색색의 바람개비에는 지나온 시간에 대한 위로와 앞으로의 삶에 대한 희망이 담겼으며, 엄마품동산은 잠시나마 어린 시절의 기억과 꿈을 되찾은 특별한 공간이 됐다.

해외입양인들과 손배찬 경기도 파주시장(앞줄 왼쪽 다섯 번째), 윤후덕 국회의원, 최유각 파주시의회 의장 등 내빈들이 어린 시절의 그리움과 소망을 담은 바람개비를 들어 올리고 있다.[사진=파주시]

◇ 먼저 떠난 입양인들을 기억하며... ’약속의 나무‘에 담은 추모와 희망

이날 행사에서는 해외에서 생을 마감한 입양인들을 추모하기 위한 기념 식수가 진행돼 의미를 더했다.

미앤코리아가 기증한 물푸레나무에는 '약속의 나무'라는 이름을 붙였다.

참석자들은 먼저 세상을 떠난 입양인들의 삶을 잊지 않고 오래도록 기억하겠다는 마음을 함께 나누며, 나무가 자라나는 것처럼 서로를 향한 위로와 연대의 마음도 이어지기를 기원했다.

'약속의 나무'는 앞으로 엄마품동산을 찾는 해외입양인들에게 먼저 떠난 이들을 기억하고 서로의 아픔을 보듬는 상징적인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손배찬 파주시장을 비롯한 관계자와 해외입양인들이 타국에서 생을 마감한 입양인들을 추모하는 '약속의 나무' 물푸레나무 기념 식수를 하며 시삽을 하고 있다.[사진=파주시]

◇ 해외입양인들의 목소리와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담은 특별한 공간

참석자들은 평화뮤지엄 S827(옛 미군 매점 건물)에 새롭게 조성된 '해외 한국 입양인의 공간'을 둘러봤다.

이 공간은 해외입양인 1000여 명의 사진과 메시지를 통해 각자의 삶과 이야기를 전하는 '입양인의 목소리(Adoptee Voices)'와 입양인 및 친생가족이 서로에게 편지와 사진, 메시지 등을 남길 수 있는 '오작교(OJAKGYO)'로 구성돼 있다.

특히 '오작교'는 오랜 세월 떨어져 지낸 가족들이 서로의 흔적을 남기고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마련된 소통의 공간으로, 해외입양인들에게 또 하나의 희망과 연결의 의미를 전했다.

시는 이 공간이 해외입양인들의 다양한 삶과 목소리를 기록하고, 모국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가는 소중한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입양인이 비무장지대(DMZ) 안보 관광 현장을 찾아 미군 전투복을 입고 한반도 분단 역사와 안보 현장을 체험하고 있다.[사진=파주시]

◇ 40여 년 만에 되찾은 어린 시절의 흔적... 가슴 뭉클한 귀향

이번 방문에서는 오랜 세월 가슴속에 간직해 온 어린 시절의 흔적을 찾아 나선 해외입양인들의 사연도 깊은 감동을 전했다.

해외입양인 김소연(46) 씨는 어린 시절 파주시 문산읍에 위치한 새싹보육원에서 생활하다 1981년 미국으로 입양된 이후 처음으로 모국을 방문했다.

김 씨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어린 시절 자신이 머물렀던 보육원과 주변 지역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1981년 미국으로 입양된 후 45년 만에 고국을 찾은 해외입양인 김소연(46) 씨가 어린 시절 자신의 흔적을 찾아 옛 보육원 인근 어르신을 따뜻하게 껴안으며 감격해하고 있다. [사진=파주시 제공]

과거 보육원 인근에 거주했으며 현재 옛 보육원 부지 일부를 매입해 생활하고 있는 장해동(70) 씨를 지역 경로당에서 만나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40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 어린 시절의 기억이 남아 있는 장소를 다시 찾게 된 김 씨는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준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감격의 눈물을 훔쳤다.

또 다른 해외입양인 패트리샤 씨 역시 양아버지가 근무했던 보급부대와 인근 철길을 찾아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가족과 연결된 기억을 되새겼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버지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를 직접 마주하며 가족과 연결된 기억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고국을 방문한 해외입양인 패트리샤 씨가 옛 보급부대 인근 철길을 걸으며 양아버지의 발자취와 가족에 대한 기억을 따라 걷고 있다.[사진=파주시]

◇ 임진각 관광 체험으로 이어진 파주와의 특별한 인연

엄마품동산에서의 환영행사를 마친 뒤에는 파주시 대표 열린관광지인 임진각 일원에서 관광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일부 해외입양인들은 임진각 평화곤돌라에 탑승하는 등 파주의 주요 관광자원을 체험하며 한반도 분단의 역사와 평화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번 관광 프로그램은 해외입양인들이 자신의 뿌리를 돌아보는 동시에 파주의 역사와 문화, 관광매력을 직접 경험하는 기회가 됐다.

해외입양인들이 임진각을 방문해 파주 평화곤돌라 탑승과 비무장지대(DMZ) 안보 관광 현장을 찾아 한반도 평화와 분단의 역사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파주시]

◇ 파주시, 해외입양인들이 언제든 다시 찾을 수 있는 따뜻한 고향으로

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해외입양인들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확대하고, 엄마품동산과 평화뮤지엄을 해외입양인들이 언제든 다시 찾아와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위로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가꿔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입양인의 다양한 삶과 기억을 존중하고, 이들이 모국과의 인연을 지속해서 이어갈 수 있도록 교류와 방문 기회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손배찬 파주시장은 "세계 각지에서 고국을 찾아주신 해외입양인 여러분을 파주에서 맞이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라라며 "어린 시절의 그리움과 아픔을 간직한 여러분에게 파주가 언제든 다시 찾아와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따뜻한 고향이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파주=김재환 기자(kjh@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