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총재 조기 사임⋯프랑스 대선 앞두고 후임 인선 본격화

ECB 총재 조기 사임⋯프랑스 대선 앞두고 후임 인선 본격화

임기 8개월 앞당겨 내년 2월 퇴임⋯마크롱 재임 중 후임 결정 가능성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크리스틴 라가르드(70)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조기 사임한다. 내년 프랑스 대선을 앞둔 결정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REUTERS/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ECB는 라가르드 총재가 내년 2월 7일 사임하겠다는 뜻을 유럽이사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후임 총재 선임 절차도 이날 시작됐다.

프랑스 재무장관과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지낸 라가르드는 2019년 11월 ECB 총재에 취임했다. 당초 임기는 내년 10월 말까지다.

조기 사임이 주목받는 이유는 내년 4월 프랑스 대선 때문이다. 기존 임기대로라면 차기 프랑스 대통령이 ECB 총재 후임 인선에 관여할 수 있지만, 사임 시점이 앞당겨지면서 마크롱 대통령 재임 중 후임자가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유럽통합에 부정적인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이 대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면서, 유럽통합을 지지하는 마크롱 대통령이 퇴임 전 후임 인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과 무관한 사안에 대해 자유롭게 발언하고 싶다"며 "내 목소리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프랑스 대선 일정에 맞춘 조기 사임이 중앙은행의 정치적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후임 총재로는 클라스 크놋 전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와 파블로 에르난데스 데코스 전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최근 두 후보를 각각 만났다. 마크롱 대통령은 크놋 전 총재를 지지하는 대신 ECB 수석이코노미스트 자리를 프랑스가 차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ECB 총재는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협의를 거쳐 임명된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의 합의가 중요한 만큼 양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예상 밖 인물이 선임될 가능성도 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