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를 둘러싼 지역 간 경쟁이 평가기준의 공정성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추경호 대구시장과 대구·경북 치과계·학계·산업계가 보건복지부의 입지 선정 연구용역에 대해 특정 지역에 유리한 지표가 반영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평가기준 전면 재설계를 요구하고 나섰다.

추경호 대구시장과 지역 치과계·학계·산업계 관계자들은 29일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국립치의학연구원 공정 공모를 촉구하는 입장문과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최근 보건복지부가 추진한 '국립치의학연구원 후보지 선정 평가지표 및 기준 마련 연구용역'의 전문성과 객관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평가기준이 연구원의 핵심 기능인 치의학 연구개발과 산업 연계 역량보다 교통접근성과 지역 경제지표 등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지역 치과계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평가기준에서 교통접근성은 16.8%로 가장 높은 가중치를 차지한다.
반면 지역별 치과기업 수와 매출액, 부가가치액 등 치과산업의 집적도를 판단할 수 있는 정량 지표는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국내총생산과 인구증가율 등 지역 경제·인구 관련 지표에는 14.7%의 비중이 부여됐다고 지적했다.
지역 치과계는 “연구와 산업의 경쟁력을 평가해야 할 국가 연구기관 입지 선정에서 정작 치의학 산업의 실질적 역량이 빠졌다”며 평가체계의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연구용역 추진 절차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이들은 지난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용역 수행기관의 전문성과 재위탁 과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며 보건복지부의 자체감사와 독립적인 검증을 요구했다.
다만 용역 과정의 위법성이나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 여부는 관계기관의 조사와 공식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다.
추 시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국립치의학연구원의 입지는 대한민국 치의학의 미래와 산업 경쟁력을 기준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임상·인증·생산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와 우수한 인력, 국가균형발전 기여도가 입지 선정의 평가지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가 갖춘 산업 기반도 강조했다.
추 시장은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와 치과대학병원, 치과 관련 기업을 중심으로 연구와 임상, 생산을 연결하는 산업 기반이 구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치과산업 생산과 수출에서 비수도권 1위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덴탈규제자유특구와 AI 기반 디지털 덴티스트리 산업 육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 시장은 정부에 평가기준과 배점 근거의 투명한 공개, 특정 지역 편중 의혹을 낳는 지표의 전면 재설계, 지방자치단체 의견 수렴과 연구·산업 역량의 핵심 평가 반영을 요구했다.
그는 “공정한 기준 아래 준비된 역량으로 당당히 평가받겠다”며 “합리적인 근거 없는 기준으로 대구의 역량을 배제하려 한다면 240만 시민과 함께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광역시치과의사회와 경상북도치과의사회, 경북대학교 치과병원·치과대학, 대구광역시치과기공사회, 대한치과위생사협회 대구·경북회, 대구·경북치과의료기기산업회도 공동 성명에 참여했다.
이들 단체는 연구용역 결과 백지화와 치의학 산업 인프라의 정량적 평가, 교통·정주 관련 배점 재검토, 교육환경 반영, 평가 절차 공개와 독립적 검증 등 6개 사항을 요구했다.
박세호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유치추진단장은 “대한민국 치의학 100년 대계를 좌우할 국립치의학연구원은 정치적 논리가 아닌 공정한 기준과 역량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공정한 경쟁의 장이 마련될 때까지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