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자신을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한 아들을 살해한 60대 대학 교수가 실형을 확정받았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불가벌적 과잉방위'를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의과대학 60대 교수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23일 오전 12시 5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자택에서 자신의 30대 친아들 B씨를 깨진 그릇조각으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부자는 같은 해 3월, A씨 아내가 난소암으로 사망한 이후 상속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전날 밤에도 B씨는 A씨가 자신의 메시지를 읽지 않는 것에 화가 나 A씨 집을 찾아갔다.
이후 아버지인 A씨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등 1시간 동안 폭행했고 부엌에 있던 흉기를 가져와 협박하기도 했다. A씨는 잠시 폭행을 멈춘 B씨가 재차 폭행하려 하자 거세게 반항하며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다리미로 B씨 머리를 두 차례 때렸다.
이어 B씨의 목을 강하게 누른 뒤, 깨진 사기그릇 조각으로 그의 목을 찔러 살해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자신의 행동이 형법상 처벌하지 않는 '불가벌적 과잉방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형법 제21조에 따르면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법익을 방위하기 위해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벌하지 아니하며, 방위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해도 야간이나 그 밖의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 흥분, 당황으로 해당 행위를 했을 때에는 벌하지 않는다.
이에 A씨는 "아들이 흉기를 집어 들려고 해 생명의 위협을 느꼈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1심과 2심 재판부는 △A씨도 적극적으로 아들을 공격하고 있었다는 점 △아들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몸으로 누르고 목을 조른 점 등을 이유로 이 같은 주장을 배척했다.

당시 재판부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뿐 아니라, 상대방을 공격하려는 의도도 있었으므로 과잉방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아들의 폭행이 중간에 세 차례 멈췄고, 김씨가 그사이 경찰에 신고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역시 이 같은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A씨 상고를 기각했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