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재수 기자] “애초부터 아파트를 지을 생각이 없었던 겁니다. 절박한 심정과 신뢰를 이용해 배를 채우는 짓은 범죄를 넘어 인간의 탈을 쓰고 할 짓이 아닙니다.”
지난 25일 경기도 용인특례시 남곡2지구 민간임대주택사업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간담회에서 나온 한 참석자의 절규다.

29일 아이뉴스24 취재를 종합하면 용인 남곡2지구 비대위는 지난 25일 용인산림교육센터에서 ‘용인 남곡2지구 헤센 비대위(피해자) 간담회’를 열고 시행사를 상대로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날 간담회에는 용인은 물론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150여 명이 참석했다.
용인 남곡2지구 민간임대주택사업은 2023년 10월 시행사인 J사와 H사가 용인특례시 처인구 남곡리 일원에 1단지(498세대)와 2단지(641세대)를 건설하겠다고 홍보하며 회원(계약자)을 모집한 사업이다. 회원들에게는 10년간 임대한 뒤 최초 분양가로 분양 받을 수 있다는 확정 금액 조건을 제시했다.
비대위는 간담회에서 2023년 10월부터 약 3년 간 시행사와 협력업체들이 아파트 건설을 안내했지만 현재로서는 사실상 아파트를 짓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관련 내용을 회원들에게 알리고 시행사와 협력업체들을 고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회원들이 출자금(임대보증금), 계약금, 토지분담금 등의 명목으로 납부한 돈을 M신탁에 맡겼지만 현재 남아 있는 금액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전체 회원은 900여 명으로, 회원 1인당 적게는 2500만원에서 많게는 1억3000만원까지 납부했다. 전체 납부액은 300억원이 넘지만 현재 남은 금액은 1단지 약 4700만원, 2단지 약 4억7000만원에 불과하다는 게 비대위 측 설명이다.
비대위는 또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회원 모집 신고를 해야 하지만 관련 신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파트 시공을 맡았던 건설사의 명칭 사용 계약도 종료됐지만 이 사실을 회원들에게 알리지 않았으며 지구단위계획 변경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회원을 모집하고 계약을 체결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사업 부지 확보율을 둘러싼 문제도 제기했다. 비대위는 시행사 측이 홍보 당시 1단지는 91.4% 이상, 2단지는 80% 이상을 토지매매계약 등을 통해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토지 확보를 의미할 뿐 소유권 이전까지 완료됐다는 뜻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여부와 안심보장증서의 효력, M신탁에 대한 가압류와 관련해 회원들에게 이자 납부를 요구한 경위 등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간담회에서 참석 회원들의 진술서와 위임장을 받아 지난 28일 경기남부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비대위원장은 “올해 초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일부 회원과 문제점을 공유하고 소통해 왔지만 이제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며 “다른 회원들도 알아야 한다고 판단해 간담회를 열고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각성을 모르는 회원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이제 시작이지만 반드시 제대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지난 28일 시행사 사무실에서 만난 대표 J씨는 인허가 지연과 일부 회원의 계약금 미납 등이 사업 차질의 주요 원인이라며 비대위 주장을 반박했다.
J씨는 신탁계좌 잔액이 적다는 지적에 대해 “민간임대주택사업은 회원들의 출자금으로 모집 수수료와 광고비, 협력업체 비용, 인허가 관련 비용 등을 먼저 충당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사업비 지출과 회원들의 미납금 문제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J씨는 “계약금 등을 납부하지 않은 회원이 150여 명에 이르고 미납 규모는 약 50억원”이라며 “이 때문에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고 인허가 절차까지 늦어지면서 사업 정상화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토지 확보율에 대해서도 “1단지 91.4%, 2단지 87%라는 수치는 토지 소유권 이전을 모두 마쳤다는 의미가 아니라 매매계약 체결 등을 포함한 수치”라고 해명했다. 시공사 계약 문제와 관련해서는 “1단지의 경우 조건부 협약이 있었고 2단지도 관련 논의와 문서가 있다”고 밝혔다.
안심보장증서와 HUG 보증 문제에 대해서는 “가입 계약 당시 HUG 보증이 제공된 것은 아니라면서 향후 인허가가 진행된 뒤 대출을 추진하는 과정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안심보장증서와 관련한 민사소송에서 패소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지난해 8월 이후에는 회원들에게 총회 의결을 거쳐 증서를 발급한 만큼 보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용적률과 지구단위계획 변경 문제에 대해서는 “같은 사업지구 내 K건설이 용적률 상향 후 입주한 사례가 있어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구단위계획 변경 과정에서 인근 하천 관련 검토 등으로 인허가 절차가 늦어진 측면이 있다”며 “용인시에 관련 사항 접수를 마친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J대표는 용인시 신고 없이 회원을 모집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민간임대주택 특별법 시행 이전인 주택법에 의해서 모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집회원들의 납부금 반환과 이자 지원 지연 문제에 대해서는 “일부 이자를 지급한 사례가 있다. 미납금 회수와 신규 회원 모집, 인허가 및 금융 조달이 이뤄져야 자금 사정이 개선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J대표는 “사업은 정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100%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용인=정재수 기자(jjs388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