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kg 문 따로 열고, 하중 분산…GV90 'B필러'의 비밀

70kg 문 따로 열고, 하중 분산…GV90 'B필러'의 비밀

뒷좌석 승하차 위해 앞문 여는 번거로움 없애
기둥 역할 나눠 맡은 도어·골격·잠금장치
전원 끊기면 비상 레버 당겨 수동 개방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제네시스가 GV90 네오룬의 앞뒤 문 사이 기둥을 없애기 위해 도어 개폐 방식부터 충돌 하중을 분산하는 차체 구조까지 바꿨다.

B필러를 도어 내부로 옮기면서 무거워진 문은 산업용 기계에 쓰이는 부품으로 지탱했다. 기둥이 받던 하중은 지붕 주변 골격과 도어 보강재, 잠금장치로 나눴다. 개방감을 확보하기 위한 설계가 차체 구조 전반의 변경으로 이어진 것이다.

28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열린 'GV90 테크데이'에 GV90이 전시돼 있다. [사진=송대성 기자]

28일 인천 영종도에서 열린 'GV90 테크데이'에서 개발진이 설명한 '네오룬 아치 게이트'의 출발점도 실내 공간이었다. 최동욱 제네시스클로저설계팀 팀장은 "B필러를 없애는 것은 마지막 선택이 아니라 첫 번째 선택이었다"며 "혁신적인 실내 공간 경험을 위해서는 B필러가 반드시 없어져야 했다"고 말했다.

과제는 문을 열고 닫을 때 요구되는 서로 다른 기능을 충족하는 것이었다. 열 때는 앞뒤 문이 간섭하지 않고 실내 공간도 침범하지 않아야 했다. 닫았을 때는 도어가 차체와 연결돼 측면 충돌과 전복 하중을 견뎌야 했다. 제네시스가 힌지와 잠금장치인 래치, 차체 골격을 함께 개발한 배경이다.

70kg 뒷문, 밀어낸 뒤 회전…힌지부터 바꿨다

개발진은 초기 슬라이딩 도어도 검토했지만 디자인과 공간 구성을 고려해 방향을 바꿨다. 안세진 제네시스프로젝트2실 상무는 "B필러가 없는 상태에서 단독으로 열리는 구조 자체가 도전과제였다"며 "초기 단계부터 디자인과 매칭시키면서 어렵지만 도전적인 방향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해법은 뒷문을 바깥으로 밀어낸 뒤 회전시키는 '듀얼 모션 힌지'였다. 두 동작을 나눠 앞문과의 간섭을 피했다. 70kg에 달하는 뒷문의 무게는 공작기계와 산업용 로봇에 쓰이는 '리니어 모션 가이드'가 받친다. 레일과 블록 사이에서 구르는 볼이 하중을 지지하면서 마찰을 줄이는 구조다.

28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열린 'GV90 테크데이'에서 (왼쪽부터)채석준 제네시스차체설계팀 파트장, 남진우 제네시스클로저설계팀 파트장, 채석준, 채석준 제네시스차체설계팀 파트장, 안세진 제네시스프로젝트2실 상무가 코치 도어 락킹 시스템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사진=송대성 기자]

문 위아래에 배치한 잠금장치인 래치도 함께 움직여야 한다. 두 래치를 동시에 해제하는 '멀티 릴리즈 컨트롤러'와 닫을 때 함께 당겨 잠그는 '듀얼 신칭 소프트 클로징'을 적용했다. 힌지의 움직임과 래치의 작동 시점이 맞아야 무거운 문을 안정적으로 열고 닫을 수 있다.

제네시스는 힌지의 작동 방식뿐 아니라 장착 구조와 슬라이딩 후 고정 위치 등에도 특허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개발진은 양산 품질을 유지하는 노하우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팀장은 "안정적으로 만들고 생산하기 위한 여러 가지 품질 노하우를 많이 구축해놨다"며 "단순히 겉모양만 본다고 쉽게 카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닫힌 문은 차체 지지…사고 뒤 탈출도 고려

B필러가 사라진 자리는 주변 골격과 도어가 함께 지지한다. 제네시스는 도어 개구부 둘레에 '히든 롤케이지' 구조를 적용했다. A필러부터 지붕까지 이어지는 골격에 길이 2.5m의 고강도 스틸 튜브를 넣고, 결합 부위는 구조용 폼으로 보강했다. 도어 내부에는 초고강도 듀얼 스틸 빔을 배치했다.

관건은 이들 부품을 연결해 충돌 하중을 전달하는 것이다. 남진우 제네시스클로저설계팀 파트장은 "수평 듀얼 빔이 상단 B필러 부분에 있는 수직 빔과 만나서 하중을 분산한다"며 "수평 빔과 수직 빔이 래치를 통해 차체와 강건하게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도어 하단에는 래치 외에 후크 구조도 추가해 충돌 때 차체와의 연결을 유지하도록 했다.

28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열린 'GV90 테크데이'에 마련된 히든 B필러·히든 롤케이지 구조에 대한 부품. [사진=송대성 기자]

제네시스에 따르면 GV90 네오룬은 연구소 자체 시험에서 지붕을 누르는 14tf 이상의 하중을 견뎠다. 시속 60km 측면 직각 충돌 시험에서도 차체가 밀려 들어온 뒤 최소 320mm의 탑승객 생존 공간을 확보했다. 안 상무는 B필러를 도어로 옮긴 구조를 검증하기 위해 개발 단계마다 통상적인 경우보다 거의 세 배에 가까운 평가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충돌을 견딘 뒤 문을 열 수 있는지도 점검했다. 전원 상실에 대비해 비상 탈출 레버를 당기고 문을 수동으로 밀어 열도록 했다. 사용자 시험을 거쳐 레버 크기를 키우고 위치도 조정했다. 다만 부품이 심하게 파손·변형된 경우 해당 문으로 탈출하기 어렵다는 점은 개발진도 인정했다.

남 파트장은 "주변에 센터 터널 구조가 없기 때문에 반대편으로 이동해서 도어를 여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영종도=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