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사업의 성장과 투자 성과가 쌓일수록 주주 여러분과 나누는 결실도 함께 커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8일 SK하이닉스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의 마지막 메시지는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전했습니다.

올해 주주환원 계획은 약 100조원입니다. 지난 2분기 추가 환원의 규모와 시점을 밝히기 어렵다고 했던 회사가 이번에는 금액을 제시하고, 최고경영자가 그 원칙을 설명한겁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컨콜 이후 장중 11%가량 상승했습니다. 시장 기대를 웃돈 실적과 주주환원 확대, 중장기 수요에 대한 설명이 투자심리를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 2분기에는 반응이 달랐습니다. 7월 29일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 전망에는 못 미쳤습니다.
컨퍼런스콜에서도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공모 관련 규제와 절차를 이유로 추가 환원의 방식과 규모, 시점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당일 주가는 장중 19.61%까지 떨어졌고, 9.61% 하락 마감했습니다. 증시 전반의 급락과 수급 불안도 겹친 결과였습니다.
다음 날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와 장기공급계약, 주주환원 등에 관한 설명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주가는 장중 8% 급등했고요. 실적 숫자뿐 아니라 경영진의 설명도 시장의 평가 대상이 된 시기였습니다.

이번 SK하이닉스의 환원 계획은 구체적입니다. 올해 현금배당 30조원 이상, 자사주 매입·소각 60조원 이상 등 약 100조원을 환원할 방침입니다.
3분기 배당은 주당 2만원입니다. 실적 개선을 반영한 배당 1만원과 키옥시아 투자 성과에 따른 특별배당 1만원을 합쳤습니다.
곽 사장은 컨퍼런스콜을 시작하며 최근 논란이 됐던 솔리다임 상장 검토 중단의 배경을 직접 설명했습니다. 향후 투자와 재원 조달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고요. 별도 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 우려에 최고경영자가 직접 답한 것입니다.
마무리 발언에서는 사업 환경의 변화를 짚었습니다. 고객 신뢰가 장기계약으로 이어지면서 중장기 수요를 예측하기 쉬워지고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곽 사장은 1994년 전신인 현대전자에 입사해 30년 넘게 메모리 반도체 연구개발과 생산 현장을 거쳤습니다. 여러 차례 호황과 불황을 겪어온 경영자가 이번에는 실적을 뒷받침하는 산업 구조의 변화를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메모리 기업들의 최대 실적에도 시장은 기대가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평가하곤 했습니다. 당장의 호황보다 2028년 이후에도 높은 이익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이유였습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체결한 장기계약과 구체적으로 협의 중인 수요를 합치면 2029년까지 D램과 HBM 물량이 사실상 모두 판매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협의 중인 수요가 모두 확정 계약은 아니지만, 중장기 실적을 판단할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국내에선 CFO가 주로 컨콜을 진행하지만, 해외 반도체 업계에서는 최고경영자도 함께 참석하는 모습이 익숙합니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산제이 메흐로트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대만 TSMC의 C.C. 웨이 회장 겸 CEO가 대표적입니다. ASML과 인텔도 CEO가 직접 참석합니다.
이제 시선은 29일 삼성전자 컨콜로 향합니다. 삼성전자도 이날 장중 9%가량 상승했습니다. 반도체주 전반의 강세 속에 다음 날 발표에 대한 기대도 반영되는 모습입니다.
통상 회사 메시지를 전달하는 박순철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어떤 계획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전영현 부회장의 참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만, 커진 이익의 지속 가능성과 투자·주주환원 계획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명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