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오픈AI·앤트로픽·구글·메타 등 주요 인공지능(AI) 기업들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다. 기업마다 투자 방식은 다르지만 매출 증가에도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같다. 투자 확대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지가 관건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등에 따르면 오픈AI는 2030년까지 컴퓨팅·인프라에 8560억달러를 지출할 예정이다. 앤트로픽의 장기 계약과 추가 예상 지출은 최대 8070억달러에 이른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올해 자본지출을 최대 2050억달러로, 메타는 최대 1450억달러로 잡았다.
건설부터 장기 임대까지⋯방식은 제각각
오픈AI는 데이터센터 건설과 외부 클라우드 확보를 병행하고, 앤트로픽은 장기 계약에, 구글·메타는 자체 설비 확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오픈AI는 '스타게이트' 사업을 통해 데이터센터를 늘리고 있다. 텍사스 애빌린 기지는 오라클 클라우드와 엔비디아 AI 칩을 활용하고, 미시간에선 1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 건설에 착수했다.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코어위브 등에서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고, 브로드컴과 자체 AI 칩도 개발 중이다. 인프라를 여러 업체로 분산해 특정 업체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이다.
앤트로픽은 클라우드와 AI 반도체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구글에 최소 1145억달러, 아마존에 110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에 449억달러를 지급할 계획이다. 브로드컴과는 1612억달러 규모 AI 장비 임대 계약을 맺었다.
문제는 계약에 따른 비용 부담이다. 구글·아마존에는 클라우드 이용량이 약정 수준에 못 미쳐도 일정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브로드컴 계약도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중도 해지가 어려워 수요가 줄어도 비용 부담이 남는 구조다.
구글은 올해 투자금의 약 60%를 서버에, 나머지를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설비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자체 AI 반도체인 텐서처리장치(TPU)를 확대하고 텍사스에는 발전 시설도 짓는다. 지난 6월 말 기준 아직 시작되지 않은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의 향후 지급액은 852억달러다.
메타는 루이지애나·텍사스·인디애나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미개시 임대 계약의 향후 지급액은 3557억달러, 취소 불가능한 계약상 약정액은 4545억달러다. 약정액에는 클라우드·서버·전력 외 일부 소비자 기기 관련 비용도 포함된다.

매출 올라도 현금흐름 ↓⋯투자 부담 ↑
AI 기업들의 매출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수익성과 현금흐름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9월 기준 오픈AI 연환산 매출은 약 500억달러로, 연초 200억달러보다 2.5배 늘었다. 그러나 2026~2030년 누적 잉여현금흐름은 2780억달러 적자로 전망됐다. AI 이용량 증가에 따른 컴퓨팅 비용이 매출 확대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앤트로픽 상반기 매출은 162억86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4배 증가했다. 다만 컴퓨팅·인프라 비용 등이 늘면서 영업손실 6억9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순손실은 807억4800만달러로 집계됐다. 대부분 전환사채 관련에서 발생했다.
알파벳은 2분기 매출이 1198억달러로 24% 증가했다. 특히 클라우드 매출은 82% 급증했다. 그러나 설비투자가 영업현금흐름을 웃돌면서 58억55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메타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646억100만달러였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27억8600만달러, 설비투자와 금융리스 원금 상환액은 349억600만달러다. 잉여현금흐름은 전년 동기 106억2500만달러 흑자에서 21억2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미 자산운용사 윈스럽캐피털매니지먼트(Winthrop Capital Management)는 "앞으로 2~3년 안에 AI가 추가 매출과 이익률 개선, 현금흐름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투자 규모가 지나쳤는지 의문을 제기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