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령연금 수급자 절반 이상 '월 40만원 미만'…30년 이상 가입자 5.5% 불과

여성 노령연금 수급자 절반 이상 '월 40만원 미만'…30년 이상 가입자 5.5% 불과

여성 220만명 중 121만명 저액연금 수급…남성보다 비율 3.5배 높아

출산·육아·돌봄에 따른 가입 공백 영향…소병훈 의원 "가입기간 확대가 실질적인 연금액 증가로 이어져야"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국민연금 노령연금을 받는 여성 2명 중 1명 이상이 월 40만원에도 못 미치는 연금을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년 이상 국민연금에 가입한 수급자 가운데 여성 비중은 5.5%에 불과해 가입기간과 연금 수급액에서 성별 격차가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 [사진=소병훈 의원실]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경기도 광주시 갑)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23-2026년 노령연금 수급액 및 가입기간별 성별 현황'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월 40만원 미만 노령연금 수급자는 173만3,501명으로 전체 수급자의 31.4%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여성은 121만7,687명(70.2%), 남성은 51만5,814명(29.8%)으로 집계됐다. 여성 노령연금 수급자 220만2,320명 중 55.3%가 월 40만원 미만을 받는 반면, 남성은 15.6%에 그쳤다. 여성의 저액연금 수급 비율이 남성보다 약 3.5배 높은 셈이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에서도 성별 격차가 나타났다.

20년 이상 가입한 남성 수급자는 162만2,223명으로 전체 남성 수급자의 49.0%를 차지했다. 반면 여성은 35만821명으로 전체 여성 수급자의 15.9%에 머물렀다. 남성의 장기가입 수급자 비율이 여성보다 약 3.1배 높았다.

30년 이상 가입한 수급자의 성별 차이는 더욱 컸다. 전체 42만1,716명 가운데 남성은 39만8,505명(94.5%)이었지만 여성은 2만3,211명(5.5%)에 불과했다. 남성 수급자가 여성보다 약 17.2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가입기간 구간에서도 남녀 간 평균 연금 수령액에 차이가 있었다.

가입기간이 10년 이상 15년 미만인 수급자의 월평균 연금액은 남성 42만1,306원, 여성 32만1,060원으로 10만246원의 차이를 보였다.

20년 이상 30년 미만 가입자의 경우 남성은 월평균 107만3,356원을 받았지만 여성은 75만5,518원으로 31만7,838원 적었다.

국민연금공단은 저액연금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짧은 가입기간과 낮은 기준소득월액, 국민연금제도의 단계적인 적용 확대 등을 꼽았다.

특히 여성은 출산과 육아, 가족돌봄 등으로 경제활동이 중단되면서 국민연금 가입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상대적으로 짧은 가입기간과 낮은 소득 수준이 연금 수급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제도가 1988년 도입된 이후 농어촌 지역은 1995년, 도시지역은 1999년, 1인 이상 사업장은 2006년까지 단계적으로 적용 대상이 확대된 점도 현재 고령층의 가입기간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저액연금 수급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보험료 지원과 가입기간 확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부터 저소득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 대상을 기존 납부 재개자 중심에서 월소득 80만원 미만 지역가입자 전체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지원 대상 규모는 기존 19만3,000명에서 73만6,000명으로 늘어났다.

출산크레딧도 첫째 자녀부터 12개월을 인정하도록 확대하고 기존 50개월 상한을 폐지했다. 군복무 크레딧 역시 최대 6개월에서 실제 복무기간 중 최대 12개월까지 인정하도록 개선했다.

보험료 납부예외 기간에 대해 추후 보험료를 납부하는 추후납부제도와 60세 이후에도 가입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임의계속가입제도도 운영 중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연금 수급을 앞둔 가입자에게 예상연금액과 추후납부, 반납, 연기연금 등 연금액을 늘릴 수 있는 제도를 사전에 안내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반납 신청은 16만2,062건, 추후납부 신청은 24만4,329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에도 반납 8만5,785건, 추후납부 10만6,838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임의계속가입의 경우 지난해 안내 대상자 66만3,890명 가운데 8만6,570명이 가입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30만7,247명 중 3만3,345명이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제도 확대와 신청 실적이 실제 저액연금 수급자의 연금액 증가로 얼마나 이어졌는지는 별도의 성과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소 의원은 "여성 노령연금 수급자의 절반 이상이 월 40만원도 받지 못하고, 20년 이상 장기가입 수급자 비율도 남성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평생 일하고도 출산과 육아, 가족돌봄 등으로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충분히 채우지 못한 여성들이 노후에도 낮은 연금액을 감수해야 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력단절 여성과 저소득 지역가입자, 특수형태근로·플랫폼 종사자 등의 연금 가입 공백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는 보험료 지원과 가입기간 확대 정책이 단순한 가입자 수 증가에 그치지 않고 실제 연금 수령액을 높이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소득 수준에 따른 수급액 격차가 확인되면서 경력단절과 불안정 고용으로 발생하는 연금 사각지대를 줄이고 노후소득 보장 수준을 높이기 위한 정책의 실효성 점검이 요구되고 있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