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소재를 생산하는 글로벌 기업 3곳이 충남에 약 5382억원을 투자한다. 천안과 아산 산업단지 등에 생산시설을 새로 짓거나 기존 시설을 늘리는 투자다. 충남도는 계획이 이행되면 첨단소재 공급 기반이 넓어지고 지역 일자리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자 유치를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박수현 충남도지사는 27일(현지시간) 힐튼호텔 뉴욕 미드타운에서 반 홀 코닝정밀소재 사장 등 3개 기업 대표와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른 투자 규모는 총 3억9630만 달러다. 원화로 약 5382억원에 이른다. 코닝정밀소재를 제외한 2개 기업의 이름과 세부 투자 내용은 기업 요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투자 대상 지역은 천안·아산 산업단지 등이며 각 기업은 생산시설 신설·증설을 추진한다.

세 기업은 도민의 고용 기회를 늘리는 데도 힘쓰기로 했다. 충남도는 외국인투자 신고부터 제조시설 완공까지 필요한 행정 절차를 지원한다. 투자 결정이 실제 공장 건설과 가동으로 이어지도록 사업 추진 단계에 맞춰 돕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협약에 참여한 기업들은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첨단산업에 쓰이는 소재를 생산한다. 충남도는 이들 기업의 생산 기반이 확대되면 도내 첨단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재 수급을 뒷받침하고 국내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한다.
코닝정밀소재는 현재 아산 탕정디스플레이산업단지에서 스마트폰·태블릿·자동차 등에 쓰이는 정밀 디스플레이 기판유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번 투자로 한국 내 제조 역량을 강화하고 차세대 모바일 기기·반도체 분야의 첨단소재와 기술 플랫폼 도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충남도는 세 기업이 약속한 투자를 이행하면 생산시설 확대와 고용 창출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더할 것으로 내다봤다. 첨단산업 소재 생산거점을 키우는 동시에 미래 산업의 중심지로서 충남의 입지를 높일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박 지사는 협약식에서 “충남은 이번에 뿌린 씨앗이 풍성하게 자랄 수 있는 가장 비옥한 땅”이라며 “민선 9기 출범 이후 첨단산업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것은 충남이 기회의 땅인 것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협약이 오랜 신뢰를 더 큰 투자로, 새로운 기술을 미래 성장으로 이어가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며 전력·수력·인력을 뜻하는 ‘3력 혁신’으로 기업의 투자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인들이 신속한 행정 지원을 요청하자 도가 운영 중인 ‘광속 TF’를 언급했다. 박 지사는 “광속은 빛의 속도라는 뜻이지만, 미친 속도라는 뜻도 있다”며 “빠른 행정 처리는 기업인 여러분이 요청할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분야 간부 공무원들을 거명하며 기업별 일대일 지원도 약속했다. 협력이 원활하지 않으면 나눠준 명함에 적힌 도지사 직통 전화번호로 직접 연락해 달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투자기업의 요청에 담당 부서가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박 지사는 정장 대신 도정 메시지를 담은 점퍼를 입고 협약식에 참석했다. 도민 직접 소통 프로그램인 ‘충남통(通)행’에서처럼 옷차림을 통해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25일 미국으로 출국할 때 공항에서도 입었던 점퍼다.
왼쪽 어깨에는 민선 9기 도정 비전인 ‘통(通)하는 충남, 도민과 함께’에서 가져온 한자 ‘통(通)’과 태극 문양을 새겼다. 왼쪽 가슴과 등에는 도 심벌마크인 아름드리나무와 ‘AI&healing Chungnam’ 문구를 넣었다. 그 아래에는 한국과 미국 국기를 나란히 배치했다.
‘AI’에는 ‘대한민국 AI 수도 충남’을 실현하고 이번 방미를 통해 AI 협력망을 넓히겠다는 뜻을 담았다. ‘힐링’은 충남이 수도권 시민 2500만 명의 삶을 치유하는 역할을 맡겠다는 의미다. 투자 유치 현장에서 이번 출장의 목표와 앞으로의 도정 방향을 함께 드러낸 셈이다.
/내포=정종윤 기자(jy007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