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백록담·모세왓 형성 과정 분석... 국제학술지 게재

한라산 백록담·모세왓 형성 과정 분석... 국제학술지 게재

[아이뉴스24 현창민 기자] 한라산 모세왓에 형성된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는 지표로 분출한 유문암질 마그마가 용암돔을 형성한 뒤 붕괴하면서 만들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후 저장소 하부에 남아 있던 결정이 많은 조면암질 마그마가 지하에서 식으며 재편됐고, 새로운 마그마가 재공급되면서 차례로 분출해 백록담 조면암돔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백록담 조면암돔 남측의 남벽 전경 [사진=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백록담과 모세왓 일대의 형성 관계와 지하 마그마의 변화 과정을 해석한 연구논문을 국제학술지 '지오사이언시스 저널(Geosciences Journal)'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수행한 한라산 지질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당시 연구부는 한라산 일대 소화산 60여 개의 형성 과정을 밝혀낸 바 있다.

이번 논문에서는 백록담과 모세왓의 화산활동에 초점을 맞춰 지하 마그마 저장소의 구조와 분출 과정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지하 마그마 저장소의 위쪽과 아래쪽에 성분과 광물 결정의 양이 서로 다른 마그마가 존재했고, 새로운 마그마가 여러 차례 유입되면서 모세왓 유문암과 백록담 조면암이 차례로 분출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마그마저장소 상부에는 결정이 적은 유문암질 마그마가, 하부에는 결정이 많은 조면암질 마그마가 자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모세왓 유문암은 땅속 마그마가 서서히 식으며 광물 결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성분이 변화한 마그마가 저장소 상부에 모였다가 먼저 분출하면서 형성됐다. 모세왓 유문암은 제주에서 확인된 화산암 가운데 마그마의 화학적 분화가 가장 많이 진행된 암석이다.

연구부는 백록담 조면암돔이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갈수록 암석과 광물이 일정한 양상으로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먼저 분출해 조면암돔의 바깥쪽을 형성한 암석에서는 새로 유입된 마그마의 영향이 비교적 적게 나타났다. 반면 나중에 분출해 내부를 이룬 암석에서는 광물 일부가 녹은 흔적과 새롭게 유입된 마그마가 굳어 만들어진 암석 조각인 포유암 등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지하 마그마 저장소의 서로 다른 부분에 있던 마그마가 순차적으로 분출한 과정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이번 연구는 과거 지하 마그마 저장소에서 일어난 변화를 구체적으로 복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암석과 광물의 화학조성을 분석해 모세왓 유문암질 마그마가 분출하기 전 지하에 저장돼 있던 온도를 약 815~834℃로 추정했다. 광물에 남아 있는 성분 변화와 녹은 흔적도 마그마의 저장 상태와 새로운 마그마 유입의 영향을 파악하는 단서가 된다.

지난해 7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한라산 모세왓 유문암질 각력암 지대'와 백록담의 형성 관계를 과학적으로 설명했다는 점도 이번 연구의 성과다.

안웅산 한라산연구부 박사는 "앞으로 영실과 삼각봉, 성널오름 등 서로 다른 시기에 형성된 화산체의 연대와 암석·광물을 비교해 한라산 지하 마그마 시스템의 변화 과정을 더욱 체계적으로 밝혀나가겠다"며 "과거 마그마의 유입과 분출 과정에 대한 연구자료는 향후 화산 관측자료의 해석과 장기적인 화산활동 평가, 방재 연구를 뒷받침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현창민 기자(cmi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