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에 '수소 심장' 단다…기아, 패밀리카 시장 공략

카니발에 '수소 심장' 단다…기아, 패밀리카 시장 공략

기아 노사, 카니발 수소차 추가 합의…2029년 광명1공장 생산 추진
양산되면 기아 창사 이후 첫 수소연료전지차
넥쏘 기술 확장…가격·충전망·공간 설계는 과제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기아가 카니발 후속 모델에 수소연료전지차(FCEV)를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계획대로 양산되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현대자동차 넥쏘에 이어 다인승 미니밴까지 수소 승용차의 선택지가 넓어진다.

넥쏘를 통해 축적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수소차 기술을 가족용 차량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실제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차량 가격과 수소충전소 접근성, 수소탱크를 배치하면서도 카니발의 공간 활용성을 유지하는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더 기아 카니발 하이루프' [사진=기아]

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 노사는 최근 고용안정위원회에서 카니발 후속 차종에 수소연료전지 모델을 추가하기로 합의했다. 생산 시점은 2029년이며 공장은 경기 광명1공장으로 정했다.

계획대로 양산되면 기아가 창사 이후 처음 선보이는 수소연료전지차가 된다. 다만 구체적인 출시 시점과 가격, 생산 규모, 차량 제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계획에서 주목할 부분은 수소 동력계를 적용하는 차종이다. 카니발은 여러 명이 탑승하고 2·3열 좌석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기아의 주력 미니밴이다.

수소차 전용 신차를 별도로 출시하는 대신 이미 고객층과 용도가 뚜렷한 카니발에 새로운 동력계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가족용 차량을 찾는 소비자가 가솔린과 하이브리드에 이어 수소차까지 비교하도록 접점을 넓힐 수 있다.

수소위원회 CEO 서밋(Summit)에 지원되는 '디 올 뉴 넥쏘'와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판매 기반도 갖췄다. 기아에 따르면 카니발은 지난 9월 국내에서 5286대 팔렸다. 특수차를 제외한 기아 국내 판매량 4만5705대의 약 11.6%다. 기아 내수 판매 9대 중 1대가량을 차지하는 차종에 수소차 선택지가 생기는 셈이다.

이는 수소차가 소비자의 구매 후보에 오르는 경로를 넓힐 수 있다. 가족이 함께 탈 차를 찾고 필요한 좌석과 공간을 따져 카니발을 선택한 소비자가 동력계를 비교하는 과정에서 수소차까지 검토하게 되는 구조다. 카니발의 용도와 상품성에 익숙한 고객층이 수소차의 잠재 수요로 연결될 여지가 생긴다.

현재 카니발은 가솔린과 하이브리드를 함께 운영한다. 동일한 차종 안에서 구매 비용과 운행 여건에 맞춰 동력계를 고르는 방식이다. 후속 모델에 수소차를 추가하는 계획도 카니발이라는 차종을 중심으로 소비자의 선택 범위를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패밀리카' 카니발에 수소 심장

다인승 미니밴으로의 확장은 수소차의 상품성을 평가하는 기준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더 뉴 카니발' 내부 모습. [사진=아이뉴스24DB]

현재 카니발은 7인승과 9인승으로 운영되며 2열·3열 유아용 시트 고정 장치, 후석 대화모드, 후석 승객 알림 등을 갖췄다. 인승과 트림, 선택 사양에 따라 스마트 파워 슬라이딩 도어와 2열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도 제공한다. 가족 구성원의 승하차와 뒷좌석 이용이 차량 선택의 주요 기준이 되는 상품이다.

카니발 후속 모델에 수소 동력계가 더해지면 친환경성과 충전 성능에 가족용 차량의 활용성까지 구매 판단에 반영될 수 있다. 아이를 태우고 내리는 편의, 여러 명이 함께 탔을 때의 거주성, 좌석과 짐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 등이 수소차의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가 되는 것이다.

일본 현지 택시 업체 차고지에 세워진 디 올 뉴 넥쏘 택시. [사진=현대자동차]

장거리 이동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은 넥쏘가 보여주고 있다. 디 올 뉴 넥쏘의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최대 720km다. 18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익스클루시브 트림 기준이며 충전 시간은 약 5분으로 제시돼 있다. 일상적인 이동과 장거리 운행을 함께 고려하는 가족용 차량 수요와 연결할 수 있는 특성이다.

일상적인 이동과 장거리 여행을 함께 고려하는 가족용 차량의 사용 방식과 맞닿는 특성이다. 여러 명이 탑승한 상태에서 장거리를 운행할 때 충전을 위해 오래 대기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넥쏘의 성능이 수소 카니발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카니발은 차체가 더 크고 탑승 인원과 적재량도 많아 차량 중량과 공기저항, 연료전지 출력과 수소 저장용량을 새롭게 조정해야 한다.

수소탱크를 배치하면서도 2·3열 좌석과 적재공간을 얼마나 유지하느냐도 핵심이다. 카니발의 가장 큰 상품성이 공간 활용성인 만큼 수소 시스템이 실내와 적재공간을 크게 줄인다면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

2029년까지 충전망·가격 경쟁력 확보 관건

충전 접근성은 수소 카니발의 시장성을 좌우할 또 다른 요소다.

현대차 수소차 넥쏘 [사진=한상연 기자]

가족용 차량은 출퇴근뿐 아니라 주말 여행과 장거리 이동에도 활용된다. 생활권과 고속도로 이동 경로에서 수소충전소를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짧은 충전 시간이라는 장점을 실제로 체감할 수 있다.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충전시설이 적고 지역별 편차도 크다. 충전소의 고장이나 점검, 수소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인근에 대체 시설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2029년 양산 시점까지 충전망이 얼마나 확대되고 안정화하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차량 가격과 보조금도 변수다. 연료전지 스택과 수소탱크 등 전용 부품이 들어가는 수소차는 일반 내연기관차나 하이브리드보다 생산원가가 높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규모에 따라 소비자가 부담하는 실제 구매가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경주예술의전당 앞 중앙마당에 전시된 현대차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기아가 주력 미니밴에 수소 동력계를 추가하는 것은 현대차그룹의 수소 승용차 전략을 넥쏘 단일 차종에서 다양한 용도의 차량으로 넓히는 시도다.

카니발의 고객 기반과 다인승 활용성에 넥쏘로 축적한 연료전지 기술을 결합하면 가족용 수소차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 여지가 있다. 반대로 충전 인프라와 가격, 공간 활용성에서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 선택지는 늘어도 실제 수요로 이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

수소 카니발의 경쟁력은 결국 친환경 동력계를 추가했다는 사실보다 기존 카니발 고객이 익숙하게 누리던 공간과 편의성을 얼마나 유지하면서 충전과 운행 부담을 낮추느냐에 달려 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