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보수 유력 대선주자 급부상…'친오계'·'보수통합' 숙제[여의뷰]

오세훈, 보수 유력 대선주자 급부상…'친오계'·'보수통합' 숙제[여의뷰]

'명태균 항소심 무죄'로 사법리스크 부담 덜어
당 의원들과 잇단 만찬…정치적 행보 주목
정치권 "'친오계' 많지 않아…스킨십 아쉬워"
'한동훈 비토' 이준석, '대통합 행보' 변수 전망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 무죄 판결로 정치적 부담을 덜면서 보수 진영의 차기 유력 대선 후보로 급부상했다. 보수 진영의 선택지가 넓어진 것이다. 다만 오 시장은 당장 '여의도 정치'보다 서울시정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당내 조직 기반도 아직 뚜렷하지 않아 보수 통합을 주도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시장직 유지 여부가 달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항소심 선고일인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 도착해 법정으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23 [사진=연합뉴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시장은 전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서울시장 공관에서 국민의힘 의원 8명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만났다. 이날도 국민의힘 의원 5명과 만찬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 2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선고 당시 법원을 찾았던 의원들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오 시장은 전날 만찬에서 서울시정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보수 진영의 통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참석 의원들 역시 오 시장에게 보수 진영의 구심점 역할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권 문제나 구체적인 정치연대 방안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 시장의 정치적 입지에 변화가 생긴 계기는 지난 23일 항소심 판결이다. 서울고법은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에서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핵심 증거인 명태균씨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다른 증거만으로도 혐의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특검이 상고 방침을 밝힌 만큼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남아 있다.

오 시장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5선에 성공했지만 이후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을 안고 있었다. 이번 항소심 무죄로 당장의 시장직 상실 위기에서는 벗어난 셈이다. 당 내에서는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고전한 가운데 서울시장직을 지켜낸 이력까지 다시 주목받으면서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오 시장을 "2030년 대선 레이스에 가장 먼저 안착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중도층과 수도권에서 경쟁력을 갖춘 당의 전략적 자산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날에는 보수진영 대권주자들의 차기 전당대회 불출마를 제안했다.

윤 의원과 오 시장은 이른바 '수도권 중진'으로 단순한 당 내 선후배 사이를 넘어 오랜 정치적 동료 알려졌다. 특히 '보수 대통합'에 두 사람 모두 적극적인 입장이다. 윤 의원은 오 시장이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의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고 항소한 뒤 항소심 후반부터 법정에 출석하는 등 오 시장을 챙겼다. 결심과 선고 날에도 같이했다.

다만, '대권주자 총선 불출마' 제안은 윤 의원의 구상으로, 오 시장과 사전에 합의한 방안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7주기 추모식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2026.10.26 [공동취재]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오 시장이 실제 당내 영향력을 넓힐 수 있을지에 대해 별개의 문제로 보고 있다. 당장 오 시장이 현직 서울시장으로서 시정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 시장 역시 직접 국민의힘 당권 경쟁에 나서거나 여의도 정치에 뛰어들기 보다는 '부동산 정책'을 중심으로 정부·여당과 각을 세우면서 존재감을 키울 것으로 관측된다.

장동혁 지도부와의 관계에서도 당장 경쟁 구도가 형성된 것은 아니다. 장 대표는 오 시장의 항소심 무죄 판결 이후 축하 전화를 걸었고, 특검에 상고 포기를 촉구한 바 있다. 오 시장 역시 지난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7주기 추모식에서 장 대표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국민의힘 한 최고위원실 관계자는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오 시장도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고, 장 대표도 당연히 끌어안고 가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기로 지도부에서 합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의 방향성이나 이재명 정부 대응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이견이 없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약세인 당내 조직력 확대 역시 대선 후보 반열에 오른 오 시장이 장차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과 잇따라 만나고 있지만 이번 만찬은 재판 선고 당시 법원을 찾았던 의원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이 향후 정치적 협력을 약속하거나 오 시장을 중심으로 별도 조직을 구성한 것은 확인되지 않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오 시장은 스킨십이 약한 면이 있다. '친오계'라고 불릴 만한 사람이 별로 없지 않느냐"며 당내 인적 기반의 한계를 지적했다. 오 시장에 대한 정치적 기대가 실제 당내 영향력으로 이어지려면 지속적인 협력 관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오 시장이 항소심 무죄를 계기로 정치적 입지를 넓히더라도 빠른 시일내 보수 통합을 주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그래서 나온다.

보수 통합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입장차가 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지난 25일 KBS '일요진단'에서 오 시장에 대해 "함께 힘을 합치고 함께 가야 될 분"이라며 협력 의사를 밝혔다. 반면 이준석 의원은 이튿날 CBS 라디오에서 한 의원을 비판하며 유승민 전 의원이 제안한 보수 연대에도 "동의 못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뷰'가 좋은 정치뉴스, 여의뷰!!! [사진=그래픽=조은수 기자]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