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승리하자 브라질 증시 폭락⋯여소야대 등 난제도 산적

룰라 승리하자 브라질 증시 폭락⋯여소야대 등 난제도 산적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 당선 다음날 장중 17% 폭락
우파, 하원 60% 장악⋯예산권·사법 개혁 곳곳 제동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브라질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역전승을 거뒀지만 현지 금융시장은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26일(현지시간) 금융시장이 개장하자마자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와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고 금리가 폭등했다. 당국은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6년 7개월 만에 서킷브레이커를 발동했으나, 떨어지는 칼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대선 결선투표가 치러진 25일(현지시간) 상파울루 자택 앞에서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REUTERS/연합뉴스]

이날 브라질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장 개장과 함께 한국의 코스피에 해당하는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전장보다 17.00% 하락한 169,893포인트를 기록했다. 장 중 한때 낙폭은 17.34%까지 확대되며 지난 6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환시장도 크게 출렁였다. 달러 대비 헤알화 환율은 전장보다 10.26% 급등(헤알화 가치 폭락)한 달러당 5.498헤알에 거래됐다. 장 중 한때 12.37% 치솟은 5.604헤알까지 상승하며 2025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4기 룰라 정부의 국정 운영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표들이다. 무엇보다 의회의 여소야대 상황이 국정을 힘들게 할 것으로 보인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25일 대선 결선투표에서 51.79%를 득표해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48.21%)를 꺾었다. 1차 투표에서 패배한 후보가 결선에서 승리한 것은 브라질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의회 권력은 우파로 기울어 있는 상태다. 보우소나루 일가가 이끄는 자유당(PL)은 하원 513석 중 121석을 확보해 제1당에 올랐다. 다른 우파 정당까지 합치면 303석으로 전체의 약 60%에 달한다. 상원에서도 세력을 확대하면서 룰라 정부 주요 정책 추진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예산권을 둘러싼 갈등이 예상된다. 룰라 대통령은 의회가 장악한 지역구 사업 예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 하지만, 중도 정당 연합인 '센트랑'은 기존 권한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주요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이들과의 타협이 불가피하다.

사법 개혁도 난제다. 룰라 정부는 대법관 임기제와 추천위원회 신설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의회 협조가 필요하다. 보우소나루 지지 세력은 오히려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 탄핵을 추진하며 사법부와 대립하고 있다.

경제 상황도 부담이다. 룰라 대통령은 영세사업자 부채 감면과 주말 대중교통 무료화 등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 하지만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82%를 넘어서면서 재정 건전성 확보 압박도 커지고 있다.

후계 구도 역시 과제다. 룰라 대통령은 이번 대선이 마지막 출마라고 밝혀왔다. 집권 노동자당(PT)은 뚜렷한 후계자가 없어 2030년 대선을 앞두고 세대교체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