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 30년, 밥상의 변화] ④잡곡·건강식으로 넓히고 해외로…햇반의 다음 30년

[햇반 30년, 밥상의 변화] ④잡곡·건강식으로 넓히고 해외로…햇반의 다음 30년

국내 잡곡밥 비중 30% 넘어…곡물·식감에 따른 선택지 확대
작은 공기 시장 비중 4%→16%대…미니밥·단백질 잡곡밥으로 확장
해외선 찰진 밥 알려…2028년 브랜드 매출 1조5000억원대 목표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즉석밥을 고르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백미 대신 잡곡을 선택하고, 한 끼 식사량에 맞춰 작은 공기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하던 즉석밥이 개인의 취향과 건강관리 목적에 따라 고르는 제품으로 세분화하는 모습이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신세계면세점에 오픈한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단독매장. [사진=CJ제일제당]

출시 30주년을 맞은 햇반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다음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국내에서는 잡곡·소용량·영양설계 제품으로 선택지를 넓히고, 해외에서는 한국식 찰진 밥을 현지 식탁에 올린다는 구상이다.

28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국내 햇반 즉석밥 사업에서 잡곡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10%대에서 지난해 30% 이상으로 확대됐다. 잡곡밥 매출이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하면서 백미 중심이던 제품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백미에서 잡곡·영양밥으로 넓어진 선택

국내 즉석밥 시장에서도 잡곡밥이 백미밥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인용한 닐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국내 즉석밥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했다. 백미밥 성장률은 3%였지만 잡곡밥은 13%로 더 높았다.

다양한 용량으로 출시된 햇반 백미. [사진=CJ제일제당]
햇반 잡곡밥 작은공기(왼쪽) 제품과 저단백밥. [사진=CJ제일제당]

햇반은 1997년 오곡밥을 시작으로 흑미밥·발아현미밥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현재 운영하는 잡곡밥은 15종 이상이다.

잡곡을 따로 구입해 불리고 여러 곡물의 비율을 맞춰 밥을 짓는 번거로움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건강을 위해 잡곡을 먹고 싶지만 직접 조리하기 어려운 소비자에게 즉석밥이 대안이 된 셈이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는 곡물마다 다른 식감과 향을 조절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렌틸콩현미밥은 콩을 삶는 과정에서 식감이 지나치게 물러지거나 특유의 냄새가 강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진공처리 공정을 적용했다. 서리태흑미밥은 콩껍질이 벗겨지거나 알이 쪼개지지 않도록 제조 과정의 압력과 충격을 줄였다.

햇반 솥반 연출 사진. [사진=CJ제일제당]

2021년 5월 출시한 '햇반 솥반'은 곡물에 버섯과 채소, 견과류, 해산물 등을 더한 프리미엄 상품밥이다. 버섯영양밥과 뿌리채소영양밥, 전복내장영양밥 등으로 메뉴를 확장하며 간편하게 영양밥을 즐기려는 수요를 겨냥했다.

백미와 잡곡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던 단계에서 곡물과 부재료의 구성, 맛과 영양에 따라 제품을 고르는 방식으로 즉석밥 시장이 세분화된 것이다.

"130g도 남는다"…작아지는 밥 한 공기

식사량을 조절하려는 수요는 용량 변화로 이어졌다. 닐슨 기준 국내 즉석밥 시장에서 130g 내외 작은 공기 제품의 비중은 2022년 상반기 4%대에서 올해 상반기 16%대로 높아졌다.

'햇반 백미 작은공기'의 지난해 매출은 2022년보다 약 80% 증가했다. 잡곡밥 제품군에서 작은 공기의 매출 비중도 같은 기간 13%에서 26%로 두 배가 됐고, 매출은 약 150% 늘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실시한 '탄수화물 소비자 인식 및 취식행태 조사'에서 소비자들이 밥의 종류를 바꾸거나 섭취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식단을 관리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햇반 미니밥 3종. [사진=CJ제일제당]

이에 올해 6월 110g 용량의 '햇반 라이스플랜 미니밥' 파로통곡물밥·렌틸콩현미밥을 출시했고, 9월에는 백미 제품인 '햇반 부드러운 미니밥'을 추가했다. 기존 작은공기보다도 용량을 더 줄여 1인 가구와 소식하는 소비자, 식사량을 관리하려는 수요를 겨냥했다. 회사가 수집한 소비자 반응에는 "130g도 남겼는데 적당한 양으로 포장돼 먹기 좋다"는 의견도 포함됐다.

오는 12월에는 식물성 단백쌀을 적용한 ‘햇반 단백질 잡곡밥’을 선보일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계란 흰자 3개 이상에 해당하는 단백질을 담도록 제품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곡물의 종류와 밥의 양을 고르는 데서 나아가 단백질과 식이섬유 등 영양성분을 기준으로 밥을 선택하도록 제품군을 확장하는 것이다.

다만 특정 영양성분을 강화한 제품이 일반 즉석밥을 대체한다기보다 소비자의 식단과 섭취 목적에 따라 선택지를 추가하는 방향에 가깝다. 가격과 맛, 포만감까지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선 찰진 밥…국내외 매출 1조5000억원 목표

국내에서 제품을 세분화한다면 해외에서는 한국식 찰진 밥을 앞세워 시장을 넓힌다.

햇반은 현재 미국과 캐나다, 호주, 멕시코 등 6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최근 5년간 해외 매출은 연평균 약 30% 성장했다. 전체 브랜드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8%에서 지난해 15%로 높아졌다.

지난달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진행된 광고.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해외에서 즉석밥을 비비고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bibigo Sticky White Rice'라는 제품명으로 한국식 밥의 찰진 식감을 강조한다. 미국 소비자에게 익숙한 장립종 쌀밥은 밥알이 상대적으로 잘 흩어진다. CJ제일제당은 이와 다른 한국식 단립종 밥의 끈기와 식감을 차별화 요소로 삼았다.

'Sticks To Anything' 캠페인에서는 찰진 밥알이라는 제품 특성과 여러 음식에 잘 어울린다는 의미를 동시에 담았다. 광고에는 밥을 삼겹살과 두부김치, 잡채 등에 곁들이는 모습을 보여주며 제품뿐 아니라 먹는 방법도 소개했다.

CJ제일제당은 현지 소비자가 즉석밥을 한식에만 곁들이지 않고 스테이크와 치킨, 샐러드볼 등 다양한 음식에 활용한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현지 식생활을 반영한 밥 제품과 일상적인 한식 메뉴로 제품군을 넓힐 계획이다.

다만 국가마다 선호하는 쌀의 품종과 식감, 한 끼 용량이 다른 만큼 국내 제품을 그대로 수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지 수요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판매량과 공급 여건에 따라 해외 생산시설 구축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국내 제품 다각화와 해외시장 확대를 통해 지난해 소비자가 환산 기준 약 1조1800억원이었던 햇반 브랜드 매출을 2028년 1조5000억원대로 키운다는 목표다.

CJ제일제당, 멕시코시티 햇반판촉 [사진=CJ제일제당]

해외 매출 비중도 지난해 15%에서 2028년 20~25%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국내 매출에는 즉석밥뿐 아니라 컵반과 죽, 냉동밥 등 햇반 브랜드 제품이 포함되며 해외 매출은 비비고 즉석밥 등을 포함한다.

김숙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실장 겸 한국사업본부장은 "생활을 바꾼 밥의 혁신을 넘어 세계인이 밥을 즐기는 방식을 변화시켜 국내외 조 단위 사업 도약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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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