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장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양부남 의원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두 사람의 하마평에 별다른 부인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김승원 의원의 장관 후보자 검증이 무산된 만큼, 이번에는 후보군을 압축하는 단계부터 인선 구도를 공개해 사전 '국민 여론 검증'에 나선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6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8월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두 달째 공석인 후임 장관 자리에 박 의원과 양 의원을 유력하게 검토하며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과 양 의원 모두 검찰 출신으로, 검찰 조직과 수사·기소 체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검찰청 폐지 이후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의 안착을 이끌어야 하는 법무부 장관의 역할을 고려한 인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울러 두 사람 모두 당내 대표적인 '친이재명계' 인사로,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 대응에 관여한 이력이 있다.
광주고검장을 역임한 박 의원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였던 2023년부터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 등 주요 사건의 변호를 맡았다.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난 양 의원은 2022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캠프의 국민검증법률지원단장을 맡았다. 이후 민주당 법률위원장으로 이 대통령의 각종 사법 리스크 대응을 총괄 지휘했다.
두 의원은 지난 2월 출범한 '공소 취소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에 찬성 입장을 드러냈다.
양 의원은 지난 23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는데 억지로 요건을 만들어 (공소 취소를) 한다든지, 요건이 없는데 한다든지 하는 건 있을 수가 없다"며 "요건이 충족된다면 대통령 사건이어서가 아니라 일반 국민의 사건이라 할지라도 당연히 공소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 의원도 지난 4일 KBC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공소 취소를 해야 한다고 본다"며 "잘못된 수사와 기소인 것이 드러났으면 사과하고 칼을 거두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두 후보의 이같은 이력과 함께 주목되는 것은 청와대의 이례적인 대응이다.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기존의 '깜짝 인선' 대신 장관 후보군을 공개한 것을 두고, 이 대통령의 최종 낙점에 앞서 국민에게 후보군을 알리고 사전 검증을 받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앞서 김승원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며 "박균택·양부남 의원을 후보군으로 공개하면 두 사람에 대한 제보가 쏟아지면서 기존 인사 검증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부분까지 살펴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을 먼저 국민에 '어떻습니까'라고 선보이고, 국민이 검증하라는 얘기까지 갈 수도 있겠다"며 "더 이상 인사 실패를 되풀이할 수 없는 이 대통령의 절박함이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이 대통령도 지난 19일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티타임에서 "인사를 담당하는 측에서도 이 정도면 국민께서 용인하시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아닌 경우가 있다"며 "법무부 장관(후보자)도 쉽게 구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답답해 하기도 했다.
한편, 두 의원 모두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 대응에 관여하고 공소 취소에 찬성 입장을 밝혀온 만큼, 후보군 공개를 둘러싼 정치적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야당은 두 후보의 이력을 문제 삼으며 공소 취소 논란과 법무부 장관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를 연결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법무부와 공소청을 이재명 공소 취소 로펌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공취모 장관을 앉히든 대법원장 탄핵을 하든 국민의 법정에서 이재명 정권은 퇴출 선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장관 인선 기준이 대통령에 대한 충성도와 사법 리스크 방어 경력인가"라며 "법무부 장관직은 대통령의 형사 사건 방어에 기여한 대가로 주어지는 자리가 아니다. 법무부는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관리하는 사설 법률사무소가 아니다"고 했다.
/문장원 기자(moon334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