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곽민구 기자] PHP와 노드(Node).js에서 잇따라 심각한 보안 취약점이 발견되면서 인공지능(AI) 시대의 보안 대응 체계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AI가 취약점 발굴에 활용되는 동시에 공격에 필요한 시간과 기술적 장벽까지 낮출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보안업계 전문가들의 의견과 주요 보안업체의 분석을 종합하면 기업들의 대응 과제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신속한 보안 패치 적용과 노후 시스템 교체, AI 기반 보안관제 자동화다.

AI로 공격 준비 빨라져…보안 패치 신속 적용 중요성 확대
AI를 활용한 취약점 분석과 공격 가능성 검증이 빨라지면서 기업들의 보안 패치 대응 시간도 중요해지고 있다. 공격자 역시 AI를 활용해 취약점을 분석하고 공격 코드를 개발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 공개된 PHP의 원격 코드 실행 취약점 'PHP2Shell'은 보안 대응 시간이 얼마나 촉박해졌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아마존 위협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보안 패치가 공개된 지 수 시간 만에 새로운 공격 재현 코드가 등장했고, 이를 이용한 공격 시도도 관측됐다.
PHP 재단도 취약점 관련 정보가 사전에 유출되자 보안 업데이트 일정을 당초 22일에서 21일로 앞당겼다. 공격에 악용될 수 있는 정보가 확산되면서 패치 공개를 서두른 것이다.
보안 패치가 공개되면 공격자들은 수정 전후의 코드를 비교해 취약점의 원인을 분석할 수 있다. AI를 활용한 코드 분석 속도가 빨라질수록 아직 업데이트하지 않은 서버가 공격받을 위험도 커진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패치가 공개되는 순간 공격자들은 AI를 이용해 수정 전후 코드를 빠르게 역추적하고 바로 공격 코드를 뽑아낸다”며 “공격자의 무기화 속도가 패치 배포 속도를 앞지르는 상황에서 패치 적용을 단 몇 시간만 미뤄도 자동화된 전 세계 스캔 공격의 직접적인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오래된 취약점 AI로 쉽게 발견…노후 시스템 교체 시급
AI가 오랫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보안 결함의 공격 가능성까지 밝혀내면서 노후 시스템 관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보안기업 위즈(Wiz)는 AI를 활용해 PHP에 10년 이상 존재했던 결함을 찾아내고 원격 코드 실행 가능성을 확인했다.
오래된 소프트웨어는 기존 업무 프로그램과 연결돼 있어 업데이트 과정에서 호환성 문제가 발생하거나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 보안 지원이 종료된 경우 새로운 취약점이 발견돼도 정식 패치를 제공받기 어렵다. 이번 PHP 사태에서도 8.2~8.5 버전에는 보안 패치가 제공됐지만 8.1 이하 버전은 정기 보안 지원이 종료된 상태다.
AI가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결함까지 찾아내는 만큼 노후 시스템을 계속 사용하는 기업의 보안 부담도 커질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이 운영 중인 소프트웨어와 버전을 파악하고 노후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관리 주체나 외부 공개 이유조차 파악되지 않은 채 방치된 시스템이 공격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기업이 운영 중인 전체 시스템을 파악하고 취약한 자산부터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공격 속도에 수동 관제 한계…탐지·대응 자동화 중요성 확대
AI 기술과 공격 도구의 자동화로 사이버 공격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존 인력 중심의 보안 관제 방식 역시 한계를 드러냈다. 공격자가 다수의 서버를 동시에 탐색하고 공격하는 동안 보안 담당자가 경보를 일일이 확인하면 대응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글루코퍼레이션은 국내 기업의 보안 대응 과정에서 공격 탐지 이후 실제 차단으로 연결하는 단계와 피해 복구 과정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다양한 보안 장비에서 쏟아지는 경보를 신속하게 분류하지 못하면 공격을 발견하고도 차단이 늦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AI를 활용한 보안관제 자동화가 대응 시간을 줄일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글루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자사 AI통합보안센터에 AI 에이전트를 도입한 결과 탐지정책 생성 시간은 기존 120분에서 10분으로, 이벤트 분석 시간은 20분에서 5분으로 단축됐다.
이글루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이기종 장비의 방대한 로그 속에서 고위험 경보를 즉각 분류하지 못해 차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며 "복구 과정에서도 단순 패치나 재부팅에 그치지 않고 증거 보존과 잠복 웹셸 제거, 인증정보 교체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정착시켜 2차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곽민구 기자(allrounder926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