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미국 주요 상장기업 3분기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30%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이익 증가분 3분의 2가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등 10개 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팩트셋과 다우존스 마켓데이터 분석을 인용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전체 이익 증가분의 34%는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두 기업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브로드컴과 메타 등을 포함한 상위 10개 기업으로 범위를 넓히면 비중은 3분의 2에 달했다.
이 같은 실적 쏠림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이 주요 원인이다. 마이크론은 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엔비디아도 순이익이 9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기업이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금융정보 분석업체 팩트셋(FactSet)은 S&P500 기업 3분기 순이익 증가율을 29%로 추산했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론을 제외하면 증가율은 20%로 낮아진다.
미·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엑손모빌과 셰브런 등 에너지 기업들이 원유 가격 상승으로 수익을 늘리면서 이익 증가 상위 10개 기업에 포함됐다.
실제 기업 실적도 대체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23일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은 전체의 24%다. 이 중 83%가 시장 예상보다 높은 주당순이익을 기록했다. 최근 5년 평균인 78%를 웃도는 수치다.
이 같은 실적 호조는 미·이란 전쟁과 금리 상승 등 악재에도 미국 증시를 지탱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약 11% 상승했다.
다만 AI 관련 기업들의 실적 성장이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투자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있지만, 실제 투자 수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올해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AI 관련 설비투자 규모가 약 8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확대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자금 조달 비용과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메타가 대표적이다. 메타는 올해 설비투자 전망치를 1350억~145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 부담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면서 지난 22일 메타 주가는 장중 6% 넘게 하락했다.
그렇다고 미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일부 대기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상위 10개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S&P500 기업의 순이익도 지난해보다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 크리산티xl MAI 캐피털 매니지먼트 수석 시장 전략가는 "최고의 선수들이 팀을 이끌고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도 제 몫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 실적 개선으로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도 낮아졌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지수의 향후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8.7배로, 최근 5년 평균인 19.8배를 밑돌았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