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탄핵' 국면에 놓인 '김민석 리더십' 시험대[여의뷰]

'조희대 탄핵' 국면에 놓인 '김민석 리더십' 시험대[여의뷰]

민주당 지도부, '즉시 탄핵' 앞서 '국정조사' 추진 쪽 가닥
김민석 "차근차근 진행"…탄핵 명분·국민적 공감대 확보 구상
정청래·최민희·이성윤 "더 미뤄선 안 돼"…혁신당도 '결단' 압박
갤럽 조사 탄핵 반대 39%·찬성 34%…강행도 지연도 정치적 부담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문제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내 조정력을 시험하는 현안으로 떠올랐다. 김 대표는 국정조사를 거쳐 탄핵 사유를 구체화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하겠다는 신중론을 펴고 있지만, 당내 강경파와 조국혁신당은 신속한 탄핵을 요구하고 있다. 탄핵을 서두르면 여론 부담을, 늦추면 핵심 지지층과 강경파의 반발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25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지도부는 민주당 지도부는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곧바로 추진하기보다 국정조사를 먼저 실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눈치다. 국정조사를 통해 제기된 의혹과 위법 여부를 확인하고 탄핵 추진의 명분과 국민적 공감대를 확보하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전날(24일) 국회에서 열린 사진기자 체육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대법원장과 관련한 문제는 국정조사를 포함해 원래 생각했던 대로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대법원장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모든 방안을 실질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인내선도 무한대는 아니다"라고 했다. 16일 당 유튜브 방송 '민티07'에서는 "이미 탄핵의 'ㅌ'자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요구가 나오고 있다"고 말하며 탄핵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대표의 최근 말을 종합하면, '대법원장 탄핵' 필요성 자체에는 선을 긋지 않으면서도 추진 시점과 절차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셈이다. 사법부 수장에 대한 탄핵인 만큼 국정조사를 통해 제기된 의혹과 위법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탄핵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최근 여론도 김 대표가 곧바로 탄핵 추진을 결정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 대법원장 탄핵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39%, 찬성은 34%였다. 두 응답의 격차는 오차범위 안이었고 의견을 유보한 응답도 28%였다.

반면 당내 강경파는 탄핵을 더 미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정청래 전 대표는 지난 22일 "후폭풍, 역풍이 두려워 너무 길게 여론 동향을 이리 살피고 저리 살피다 보면 때를 놓치기 쉽다"며 "결단할 때 결단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조희대 탄핵은 지금이 적기"라고 주장했다. 하루 전에도 "정치는 타이밍"이라며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현 지도부에서도 즉각적인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민희 수석최고위원은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탄핵 신중론을 존중하지만 동의하기 힘들다"고 적었다. 이성윤 최고위원도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의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혁신당은 지난 19일 조 대법원장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을 공개했고, 김준형 원내대표는 21일 이를 민주당에 전달했다.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은 25일 페이스북에 "혁신당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새로운 사실을 바탕으로 지난 19일 2차 탄핵안을 발표했다"며 "마지막 기회가 왔다. 민주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역풍 운운하며 움직이지 않고 주저하면 서 있는 그 발아래 자리가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김 대표로서는 당 안팎의 탄핵 요구를 마냥 외면하기 어렵지만 여론을 고려하지 않고 추진하기도 쉽지 않다. 최근 당 지지율 흐름도 지도부의 부담이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36.2%, 국민의힘은 40.9%를 기록했다. 두 정당의 격차는 오차범위 안이었다. 민주당 지지율은 10월 첫째 주 42.5%보다 6.3%포인트 낮았다.

결국 조 대법원장 탄핵 문제는 김 대표가 당내 강경론과 외연 확장 요구를 동시에 조율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강경파의 요구를 계속 늦출 경우 핵심 지지층의 반발이 커질 수 있지만, 충분한 사실 확인과 여론 수렴 없이 탄핵을 밀어붙일 경우 정치적 부담 역시 지도부가 떠안아야 한다.

김 대표가 꺼낸 국정조사 카드는 이 사이에서 시간을 벌기 위한 절차인 동시에 향후 탄핵 추진 여부를 결정할 명분을 마련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국정조사가 실제 탄핵 추진의 사전 단계가 될지, 당내 이견을 조정하는 속도조절 장치에 머물지는 향후 민주당의 탄핵 논의를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갤럽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0.6%다.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뷰'가 좋은 정치뉴스, 여의뷰!!! [사진=그래픽=조은수 기자]
/라창현 기자(ra@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