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문화인사이트]이수만의 A2O소울라이트, '선제적 실험'으로 '잘파팝' 실체 알렸다

[서병기 문화인사이트]이수만의 A2O소울라이트, '선제적 실험'으로 '잘파팝' 실체 알렸다

[아이뉴스24 서병기 기자] 이수만 키 프로듀서가 이끄는 A2O엔터테인먼트가 첫 K팝 아이돌 그룹 A2O SOUL(에이투오 소울)과 A2O LITE(에이투오 라이트)를 지난 13일 동시에 선보인 직후부터 큰 반응이 나왔다.

A2O LITE [사진=A2O엔터테인먼트]

특히 걸그룹 A2O LITE의 데뷔 디지털 싱글 ‘NEON(니온)’은 단 29시간만에 '멜론 TOP100 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음원 차트에도 두 팀의 성과가 이어졌는데, A2O LITE의 ‘NEON’과 보이그룹 A2O SOUL의 ‘SUPERSTAR’는 중국 최대 음원 플랫폼인 QQ뮤직 신곡 차트에서 각각 1위와 3위에 오르는 등 아시아 음원 차트에서 두드러졌다.

자연스럽게도 두 그룹을 프로듀싱한 이수만 키 프로듀서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가는 전반적으로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환영과 호평이 많은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보여준 이수만 프로듀싱, 유영진 작사 작곡 편곡이라는 SM의 시조새의 합작품, 즉 그냥 SMP라는 의견도 있다.

대중문화 콘텐츠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완전히 새로운 걸 내놓는 ‘트렌드 세터형’, 또 하나는 기존 트렌드를 잘 활용하는 ‘트렌드 팔로워형’이다.

대중문화는 하나의 콘텐츠가 히트하면 유효기간이 끝날 때까지 줄기 차게 트렌드를 써먹는다. 소비가 완전히 끝나기도 전에 새로운 트렌드를 내놓는 것은 박수를 받을만하지만 리스크 또한 매우 높다.

이에 대해 이수만 프로듀서는 지난 13일 제작발표회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What’s the Difference?‘(무엇이 다른가?)만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르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그 결과물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사랑해 주는 것까지 이루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께서도, ‘어떤 것이 다른가?’ ‘뭐가 다른가?’를 찾으려고 하시기 전에, 먼저 ‘좋다’ 라는 느낌을 받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무조건 새롭기만 한 콘텐츠가 통하는 건 아니다. 이를 이수만 프로듀서는 “반발짝만 새롭게”라고 말한 적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이수만 프로듀서는 ‘선제적 실험’(이장우 교수 표현)을 했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H.O.T.(1996년)부터 30년간 그런 방식으로 실패를 모르고 혁신적인 창작자 역할을 계속 해왔다.

A2O LITE [사진=A2O엔터테인먼트]

K팝의 성공을 혁신 경영이론으로 분석해온 이장우 경북대 명예교수는 “K팝 시장에서 30년을 성공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창의적 재구성, 학습과 확장, 플랫폼 매개 공진화 등을 통한 선제적 실험을 해온 창발적 문화 혁신 모델이라 할 수 있다”면서 “A2O 소울라이트 프로젝트는 AI와 로봇, 사이버 세계가 개입하는 예측불허 시장에 진입하면서 세대가 낮아지는 잘파팝과 초국적인 콘텐츠를 보여주며 그가 밝혀온 한류 4단계를 완성시켰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만 프로듀서가 제시한 한류 4단계는 기존의 ‘한류 3단계론’을 넘어 ‘K’라는 틀을 벗어나 특정 국가에 얽매이지 않는 완전한 세계화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NEON(니온)’이 왜 'BEYOND'(비욘드)라는 가사와 엮이게 됐는지를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이런 흐름 속에서 새로운 것을 얼마나 사용할 것인지를 고민하며 영리한 선택을 했다. 콘텐츠 기저는 기존의 방식을 어느 정도 따르되, 새로운 요소들을 첨가했다.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들이 데뷔할 때는 강력한 이야기를 가지고 나와야 임팩트를 줄 수 있다. ‘에스파’때에도 역시 그랬다. 그들의 데뷔곡 ‘Black Mamba’(2020)와 ‘광야’(KWANGYA)로 떠나는 여정을 담은 세계관 스토리를 흥미롭게 담아낸 초기곡 ‘Next Level’(2021)을 보면 알 수 있다.

멤버들의 나이가 13~18세로 구성된 A2O LITE(에이투오 라이트)의 ‘NEON’ 이야기는 또 다르다. 여기서는 ‘색채’와 ‘배열’로 구성된다. ‘라이트’의 9명 소녀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색을 가지고 있다. 자신을 만들어온 기억과 감정이 각자의 색이 된다.

어떤 색은 나란히 놓일 때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어떤 색은 전혀 다른 색 옆에서 오히려 더 선명해진다. 그렇게 해서 이전에는 없던 빛이 만들어진다.

에이투오 라이트 멤버 9명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보면서 서로 다른 색을 가진 소녀들이 새로운 빛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음미할 수 있다.

‘NEON’은 지금 빛나는 순간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아홉 소녀의 당찬 선언이기도 하다. 꿈꾸는 곳을 향해 나아가고, 그 곳에 도달한 뒤에도 멈추지 않고 그 너머(Beyond)를 바라보겠다는 포부를 담아, A2O LITE가 내세우는 '잘파팝'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묵직한 베이스를 중심으로 “Neon and beyond”라는 중독적인 가사가 곡 전체를 관통하며, 멤버들의 개성 있는 보컬과 아카펠라,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가 어우러져 팀만의 색깔을 완성하며 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보다 젊어진 멤버들의 눈빛만 봐도 기존 걸그룹의 데뷔때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필자가 보기에는 모두 눈빛이 살아있고, 표정이 선명하다. 아직 어리지만 자신들이 완벽하게 컨트롤하는 춤을 추고 있다.

SNS와 숏폼 시장에서는 에이투오 소울라이트와 관련된 콘텐츠와 ‘밈’(meme)들이 확산되는 것만 봐도 이들의 인기와 파급력이 짐작이 된다. 반복되는 가사인 ‘Neon and beyond’가 ‘이혼 앤 비혼’으로 들린다고도 한다. 최민식의 ‘악마를 보았다’를 패러디한 ‘A2O 라이트를 보았다’도 있다. 이수만·유영진, 송혜교·임지연이 ‘니온’ 안무를 추는 AI 합성 영상도 있다. 콘텐츠를 놀이로 소비하는 문화와도 A2O소울라이트는 맞아떨어진다.

이수만 프로듀서는 “제가 오래전부터 얘기해온 CT(Culture Technology)는 단순히 문화에 기술을 더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때, 그 기술을 문화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통해, 우리가 이전에는 만들 수 없었던 콘텐츠와 새로운 경험을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떠한 기술이 필요한가. 그리고 그 기술을 실제로 구현해낼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것 역시 CT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2O LITE [사진=A2O엔터테인먼트]

그런 고민이 A2O소울라이트 프로젝트에 반영된 것이 ‘4D 가우시안 스플래팅’(4DGS)이다. 그는 이미 소녀시대와 샤이니, 동방신기, 보아 뮤직비디오에 여러 대의 스틸 카메라로 한순간을 동시에 찍는 '매트릭스 카메라 시스템'을 활용한 바 있다. 4DGS는 다수의 카메라로 실제 아티스트의 퍼포먼스를 여러 시점에서 동시에 기록하고, 이를 시간과 공간을 가진 3차원 데이터로 재구성하는 기술이다.

기존의 카메라가 촬영하는 순간의 장면을 기록했다면, 4DGS는 아티스트가 존재했던 시간과 다양한 시점의 데이터로 공간을 기록한다. 이를 통해 촬영 이후에도 가상의 카메라로 새로운 시작과 움직임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 실제 촬영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영상 표현도 만들어낼 수 있어 이런 변화를 “촬영하는 카메라에서 창조하는 카메라로”라고 설명했다. A2O소울라이트 뮤직비디오도 4DGS와 인피니트(INFINITE) 촬영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 찍었다.

여기에 10월말 ‘블루밍톡’이라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선보이면 아티스트와 팬들이 만나 소통하는 방식의 혁신까지 볼 수 있다. 이렇게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기술을 활용하면 실제 아티스트가 찾아갈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의 제약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2O라이트에 이어 오는 11월 9일에는 보이그룹 A2O SOUL(에이투오 소울)도 총 5곡을 담은 첫 앨범 [SUPERSTAR(슈퍼스타)]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지난 13일 동명의 선공개곡 ‘SUPERSTAR’로 첫 선을 보여 호평을 받은 바 있어, 그들의 활동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병기 기자(w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