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무죄'에 野 "사필귀정" 與 "사법개혁 도화선"[종합]

'오세훈 무죄'에 野 "사필귀정" 與 "사법개혁 도화선"[종합]

김민석 "정치적 판결 우려…대법원 판단 기대"
장동혁 "특검, 책임져야…대법원 상고 포기해야"

[아이뉴스24 라창현·조정훈 기자] '보수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2심에서 무죄를 받으며 '정치 생명 마감' 위기에서 벗어난 가운데, 여권은 사법부 판단을 비판하면서 "즉각 항고", 야권은 "사필귀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재판장 구회근)는 23일 오후 2시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선고 공판을 열고 1심의 시장직 상실형(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핵심 증거인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의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오 시장이 지난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다섯 차례 의뢰하고, 후원자인 김한정 씨에게 비용 대납을 요청했다고 보고 '시장직 상실형'인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민석 대표는 판결 선고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날 선고 결과에 대해 법리적·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정치적 판결이 아니어야 하는데 매우 우려스럽고, 국민들 (사이에서 사법부 판단에 대한) 의혹이 매우 커졌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법원에서의 엄정한 판단을 기대하고 지켜보겠다"고 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해당 사건의 공소유지를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팀을 향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선거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훼손한 엄중한 사안"이라며 "특검은 '즉각 상고'해 항소심 재판부의 법리 오인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당은 사법개혁을 전면에 내세워 비판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권력자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시민에게는 엄격한 법원이라면, 법 앞의 평등은 이미 무너진 것"이라며 "사법개혁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법부 판단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공세도 펴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서영교 의원은 페이스북에 "충격적"이라며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 무죄를 때리냐, 설마설마했는데 윤석열 정치자금도 증거를 배척하고 무죄 선고하더니 1심 재판부에서 벌금 1000만원에 유죄를 선고했는데, 그것도 다 부정하고 오세훈 봐주기로 나섰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반면 국민의힘은 "사필귀정"이라며 반색했다. 동시에 특검을 향해선 책임을 요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오세훈 서울시장, 전부 무죄 '사필귀정'"이라며 "되도 않는 것을 기소한 특검이 책임져야 한다. 되지도 않을 대법원 상고 즉각 포기해야 한다"고 특검을 향해 날을 세웠다.

박충권 수석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거듭 말을 바꿔 온 정치 브로커 진술은 결국 시장직을 박탈할 증거가 되기엔 부족했다"며 "진실은 늦게 오더라도 반드시 제자리를 찾는다는 것을 이번 판결이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애초부터 직접 증거 없이 몇 사람의 입에만 기댄 편향된 기소였다. 표적을 정해 잡들이식으로 시작한 별건 수사의 결과물이었다"며 "특검은 무리한 기소로 서울시정을 흔들고 시민을 불안하게 만든 데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저는 지난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1심 판결 때 관련자 증언의 신빙성이 떨어지고 비약이 많아 이해하기 어려우며 항소심에서 바로 잡히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면서 "민주당 정치인들의 노골·저질스런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1심 판결을 바로잡았다"고 2심 재판부를 높이 평가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주진우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주진우 의원 주최 '입틀막법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10.23 [사진=연합뉴스]

개혁신당도 마찬가지로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법은 정의를 세우는 수단이지, 정적을 겨누는 무기가 아니다"라며 "특검은 이번 판결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무리한 기소에 대해 책임 있게 답해야 한다"고 자성을 촉구했다.

한편, 오 시장은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보다 완벽하고 조심스럽게 공직 생활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검찰과 법원에 출석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정말 송구스럽고 죄송했다"며 "앞으로는 좀 더 완벽하게 처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자신을 선택해 준 서울시민을 향해선 "결백을 믿어주시고 다시 서울시장으로 일할 수 있도록 투표해 주신 서울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날 판결로 피선거권 박탈 위기에서 벗어난 오 시장의 정치 행보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당장 내년 전당대회에서 당내 입김을 불어 넣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오 시장이 당장은 원내 측근층이 탄탄하진 않아도 사람들이 붙으면서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며 "전대에서도 오 시장과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공동=라창현 기자(ra@inews24.com),조정훈 기자(jjhjip@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