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테일러·SK는 인디애나…美 반도체 공급망 구축 속도

삼성은 테일러·SK는 인디애나…美 반도체 공급망 구축 속도

삼성·SK 이어 인텔·TSMC도 현지 생산능력 확대
테라팹, 국내 장비·소재업체 10곳 안팎과 공급 협의
상담·NDA 단계 다수…실제 수주와 양산 여부는 지켜봐야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반도체 생산거점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과 세계 1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대만 TSMC도 현지 공장 증설을 추진하면서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다만 상당수 국내 업체와 현지 고객사의 협의는 공급 가능성을 검토하거나 비밀유지계약(NDA)을 맺은 초기 단계다. 미국 반도체 투자가 실제 수주와 매출로 이어질지는 공장 건설 일정과 고객사의 공급업체 선정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2025.2.14 [사진=연합뉴스]

26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1공장의 연내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1공장에서 2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오는 11월 테일러 2공장 건설을 시작할 예정이다.

2공장은 기존 1공장보다 약 1.5배 큰 25만제곱미터(㎡) 규모로 조성된다. 삼성전자는 2030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고객사와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테슬라와 약 165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테일러 공장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AI6'를 생산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4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HBM 첨단 패키징 공장을 짓고 있다. 지난 8월 27일 착공식을 열었으며 2028년 10월까지 클린룸(청정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양산 목표는 2029년 3분기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착공식에서 7세대 HBM인 HBM4E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에서 생산한 반도체 원판(웨이퍼)을 미국으로 가져가 패키징과 검사를 마친 뒤 고객사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엔비디아 등 미국 주요 AI 반도체 고객사와의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지난 8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SK하이닉스의 어드밴스트 패키징 생산기지 기공식 현장. [사진=SK하이닉스]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도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텔은 지난 21일 오하이오주 뉴올버니의 '오하이오 원' 공장에서 첫 번째 생산시설의 주요 철골 구조물 설치를 마쳤다고 밝혔다.

애리조나주에서는 신규 공장인 '팹62'의 제조장비 설치를 진행하고 있다. 2028년 말 가동이 목표다.

TSMC도 미국 현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5일 실적발표에서 애리조나 2공장의 건설을 마치고 장비를 반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3나노 공정 양산은 2027년 3분기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현지 반도체 투자가 확대되면서 국내 소부장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X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추진하는 초대형 반도체 생산 프로젝트 '테라팹'이 대표적이다. 머스크 CEO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실적발표에서 2028년 3분기 양산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일정이 매우 공격적이라며 불확실성도 인정했다.

테라팹은 한미반도체와 HPSP 등 국내 장비업체와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테라팹 측과 열압착(TC) 본더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와 스페이스X 관계자들은 지난 13~15일 미국 세미콘 웨스트에서 동진쎄미켐,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유니셈 등 국내 업체 10곳 안팎을 찾아 공급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생산시설을 확보한 업체도 있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텍사스 공장에서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에 반도체 공정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동진쎄미켐도 텍사스 소재 공장의 연내 양산을 추진 중이다.

반도체 제조부터 첨단 패키징, 소재·장비까지 미국 내 공급망 구축이 확대되면서 국내 소부장 업체들의 현지 고객사 확보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향후 경쟁력을 가를 기준은 현지 생산거점 자체보다 고객사의 품질 검증을 통과해 장기 공급계약과 실제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