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2심 무죄에 서울 정비사업 탄력 받나…착공 확대는 과제

오세훈 2심 무죄에 서울 정비사업 탄력 받나…착공 확대는 과제

1심 유죄 뒤집혀…신통기획·모아타운 정책 연속성 기대
2031년까지 31만가구 착공 목표…올해 실적 절반 수준
공사비 갈등·인허가 지연 여전…정부와 규제 완화 협의 주목

[아이뉴스24 나광국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서울시가 추진 중인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시장직 상실 가능성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 주요 주택공급 정책의 연속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공사비 갈등과 인허가 지연 등으로 착공 실적이 목표에 못 미치는 만큼 실제 공급 확대까지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 뒤 무죄 판결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오세훈]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구회근 부장판사)는 이날 오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1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과 관련해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이번 판결로 오 시장은 일단 시장직 상실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추진해 온 민간 정비사업 중심의 주택공급 정책도 기존 방향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을 통해 노후 주거지 정비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발표한 '신속통합기획 2.0'을 통해 정비사업 기간을 기존 18년 6개월에서 최단 12년으로 단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사업성을 개선해 도심 내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바탕으로 2031년까지 정비사업을 통해 총 31만가구를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는 85개 정비구역에서 8만5000가구를 착공하는 핵심 공급 전략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정비업계에서도 정책 연속성에 대한 기대가 나온다. 앞서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 재건축 추진 기구인 목동아파트 재건축 연합회는 오 시장의 시장직 상실에 따른 행정적 공백 등을 우려하며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번 판결로 서울시의 정비사업 지원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다.

다만 정책 추진의 불확실성이 줄어든 만큼 앞으로는 실제 착공 실적을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서울시의 올해 정비사업 착공 목표는 약 3만가구지만 현재까지 실적은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서울시는 연내 착공을 추진 중인 11개 사업장, 1만6117가구의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13일 조합과 시공사, 자치구 관계자들과 공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공사비를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 철거·해체 공사 지연, 인허가 절차 등이 주요 관리 대상이다.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와의 협의도 주목된다.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최대 1.2배까지 완화하고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 등을 정부에 건의해 왔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공사비 상승에 따른 조합원 분담금 부담 등도 사업 추진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와 서울시 간 주택공급 협의에 속도가 붙을지도 관심사다. 오 시장과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의 회동이 추진되는 가운데 양측은 용산공원 부지 활용과 탄천 물재생센터 개발 등 도심 내 주택공급 방안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에 무게를 두고 있어 향후 협의 결과가 공급 정책 추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 시장의 항소심 무죄 판결로 서울시의 정비사업 정책이 연속성을 유지할 가능성은 높아졌다. 향후 주택공급 확대 여부는 남은 사업장의 인허가와 공사비 갈등을 얼마나 신속히 해결하고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사업 추진 여건을 개선하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나광국 기자(nkk118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