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신세계그룹이 정용진 회장과 김홍극 신임 대표의 이마트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하면서 온·오프라인 유통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오프라인에서는 할인 행사와 자체브랜드(PB)를 앞세워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노후 점포를 체류형 쇼핑 공간으로 바꾸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에서는 김 대표의 SSG닷컴 대표 겸임을 계기로 이마트와 SSG닷컴 간 상품·배송 분야의 협업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4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정 회장과 함께 이마트 각자대표로 내정됐으며 SSG닷컴 대표를 겸임한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장의 공석이 계속되며 정 회장이 이마트를 포함한 그룹의 중장기 전략 수립을 주도하는 가운데, 김 대표가 이마트 온·오프라인 사업 실무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의 핵심 과제는 가격 경쟁력 강화로 꼽힌다. 대표적인 전략은 대규모 할인 행사인 '고래잇 페스타'다. 이마트는 지난해 총 2300만명의 고객이 참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행사 기간을 기존 3~4일에서 7일로 늘리고, 할인 품목도 30%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PB 상품도 강화하고 있다. 노브랜드와 피코크에 이어 지난해 선보인 초저가 PB '5K프라이스'를 통해 가성비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5K프라이스는 5000원 이하 가격과 소용량 상품을 특징으로 한다.
오프라인에서는 기존 할인점을 쇼핑과 외식, 문화·휴식 기능을 결합한 '스타필드마켓'으로 전환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마트가 지난 8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존 스타필드마켓 4개점(죽전·일산·동탄·경산)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전체 매출 증가율인 2.7%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마트는 지난 8월 서울 첫 스타필드마켓인 월계점을 개장한 데 이어 9월에는 군산점도 새롭게 선보였다. 월계점은 재단장 이후 3시간 이상 체류한 고객이 이전보다 73.5%, 30~40대 고객은 38% 증가하는 등 집객 효과를 거뒀다.

온라인에서는 SSG닷컴의 장보기 경쟁력 강화가 핵심이다. SSG닷컴은 오는 12월 1일 패션·뷰티 등 라이프스타일 사업 부문을 신세계몰로 인적분할하고 신선식품과 생필품 중심의 온라인 장보기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마트 점포망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즉시배송 서비스 '바로퀵'은 전국 90개 이마트 점포에서 운영 중이며, 지난 7월 시범 운영을 시작한 '2시간 배송'은 이달 중 33개 점포, 연내 55개 점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장보기 사업에서는 일부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SSG닷컴이 지난 8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그로서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이마트 점포를 활용한 쓱 주간배송 매출도 같은 기간 약 30% 늘었다.
다만 수익성 개선은 과제로 남아 있다.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한 1719억원을 기록했지만, SSG닷컴은 올해 2분기에도 29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번 인사를 계기로 이마트의 상품 경쟁력과 오프라인 점포망을 SSG닷컴의 온라인 판매·배송 체계에 연결하는 작업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유통업계에선 김 대표의 양사 대표 겸임으로 협업 관련 주요 의사 결정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기존 사업 전략의 성과를 확대하면서 두 회사의 수익성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새 경영진의 과제로 꼽힌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