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 용인 반도체 산단 상생협약 '재협상' 추진…시의회·주민은 '반발'

안성시, 용인 반도체 산단 상생협약 '재협상' 추진…시의회·주민은 '반발'

김보라 시장 “기존 협약보다 후퇴 없는 방향으로 협상”
처리수 방류 방식·농업 피해·발전소·송전선로 등 논의
주민·시의회는 처리수 방류계획 철회와 협약 파기 요구

김보라 안성시장이 23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용인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임정규 기자]

[아이뉴스24 임정규 기자] 경기도 안성시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처리수 방류와 송전선로 문제를 두고 기존 상생협약 파기 대신 전면 재협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시가 요구하는 사항이 관철되지 않아 협상이 결렬될 경우 협약 파기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23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내용이 담긴 시의 공식 대응 방향을 발표했다.

김 시장은 "지난 2021년 체결된 상생협약에 대해 법적 강제력이 없고 안성시가 환경영향평가 과정에 직접 참여할 권한이 제한되는 등 한계가 있다"며 "협약 체결 이후 처리수 방류량 증가, LNG 발전소 건설, 신규 송전선로 추진 등 여건이 변화해 기존 협약만으로는 안성시민의 피해를 막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는 기존 협약의 책임 주체는 유지하되, 농업환경조사부터 환경피해 보상, 제도 개선까지 전면적인 재협상을 요구할 방침이다.

특히 현재 계획된 직방류를 유지할지, 우회 방류(바이패스) 방식으로 전환할지 등 처리수 방류 방식 자체를 재협상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후에너지환경부, 경기도, 안성·용인시,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전력공사, LH,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과 주민이 모두 참여하는 새로운 상생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협의체에서는 농업용수에 적용할 반도체 처리수의 국가 관리기준 마련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시는 그동안 관계 기관에 사업계획 개선을 요구해 왔다. LNG발전소 천연가스관로의 안성 경유 노선에 대해서는 교통정체와 도로침하, 가스 사고 위험 등을 이유로 보완을 요구했으며, 지난해 2월에는 관련 도로관리심의 접수를 반려했다.

또 LNG발전소와 관련해서도 입지 변경과 환경영향 분석, 피해 예방·저감 대책 마련을 건의했다.

송전선로에 대해서는 주민 생활과 안전을 고려한 지중화를 요청했으며, 처리수 문제와 관련해서는 시험 방류 저지와 수질 검사 항목 확대, 농업환경 사전 조사 및 피해 보상 등을 요구해 왔다.

김 시장은 "국가 전략산업인 반도체산업의 성장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이 환경·농업 피해와 안전 문제를 일방적으로 감당해서는 안 된다"며 "시민의 안전과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관계 기관과 신속하게 협의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안성 지역사회에서는 재협상이 아닌 협약의 전면 파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지난 19일 고삼면 주민 등 150여 명은 시청 앞 집회에서 처리수 방류 계획 철회와 협약서 파기 퍼포먼스를 벌였으며, 안성시의회도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처리수 안성 유입 전면 철회'를 공식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 시장은 "지금은 합의 파기를 선언할 때가 아니며 기존 협약보다 후퇴하지 않는 방향에서 재협상을 추진하겠다"면서도 "시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고 협상이 완전히 결렬된다면 그때는 파기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안성=임정규 기자(jungkuii@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