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HLB테라퓨틱스가 내달 치료제 후보물질의 글로벌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를 발표한다.
희귀질환 치료제라 시장 규모가 블록버스터 의약품 수준은 아니지만 개발에 성공해 의약품 출시까지 이어진다면 편의성을 무기로 미국 시장 공략이 기대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HLB테라퓨틱스의 미국 자회사 리젠트리는 내달 신경영양성각막염 치료제 후보물질인 RGN-259의 글로벌 임상 3상 톱라인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HLB그룹 관계자는 "RGN-259 임상은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 분석 결과를 알려주기 전까지 HLB테라퓨틱스도 결과를 알 수 없다"며 "톱라인 결과는 11월 중에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상 3상은 신약 허가를 받기 전 마지막 단계다.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신약과 위약을 투여한 뒤 효과를 비교한다. 톱라인은 임상 결과의 주요 내용을 먼저 발표하는 것을 말한다.
톱라인 결과에 따라 신약의 성공 가능성이 좌우되기 때문에 관심이 높다. 다만 세부 연구 데이터를 포함한 전체 내용은 추후 공개되기 때문에 전체 결과가 나오면 신약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여지도 있다. 임상 3상에서 효과를 입증하면 준비 과정을 거쳐 품목허가 단계에 돌입할 수 있다.
신경영양성각막염은 각막 신경 손상으로 각막 감각과 자연 치유 능력이 떨어지는 희귀질환이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전용 치료제는 이탈리아 제약·바이오 기업 돔페가 개발한 '옥서베이트(성분명 세네게르민)'가 유일하다.
RGN-259는 옥서베이트보다 투약 편의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옥서베이트는 냉장 상태로 보관하면서 8주간 하루 6회 투여해야 하는 데 비해 RGN-259는 상온 보관이 가능하고 4주간 하루 5회 투여하는 방식이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데도 HLB테라퓨틱스가 신약 개발에 나선 것은 경쟁 제품이 옥서베이트 하나뿐인 데다 FDA가 RGN-259를 희귀의약품(ODD)으로 지정하면서 얻는 이득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신약 허가 신청 시 FDA에 지불해야 하는 수백만 달러의 수수료 부담을 줄여주는 등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경쟁 의약품이 적고 희귀질환이라는 점을 고려해 높은 약가를 책정받는 장점이 있다.
HLB그룹 관계자는 "미국에 이어 향후 유럽에서도 RGN-259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허가를 받으면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해 현지 영업 조직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시장을 잠식해 나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HLB그룹에 따르면 옥서베이트의 미국 시장 매출은 2024년 1조5300억원에서 지난해 2조5860억원으로 1년 새 1조원가량 증가했다. 2024년 기준으로 HLB테라퓨틱스가 받은 RGN-259의 가치평가는 1조~3조원 수준이었다.
축제 분위기 HLB그룹…주요 계열사 신약 개발 집중
HLB그룹이 지난달 하순 담관암 치료제 '리픽투'(성분명 리라푸그라티닙)의 FDA 승인을 받은 가운데 주요 계열사들도 후속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신약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HLB이노베이션은 미국 자회사 베리스모 테라퓨틱스를 통해 고형암 CAR-T 치료제 ‘SynKIR-110’과 혈액암 CAR-T 치료제 ‘SynKIR-310’을 개발하고 있다. HLB파나진은 PNA-AOC 신약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HLB는 지난 9일 간암 신약인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에 대한 FDA 승인을 받기 위해 네번째 도전에 나섰다.
이처럼 HLB그룹이 계열사별로 각기 다른 치료제를 개발하는 배경에는 위험 요소를 분산하려는 목적이 있다.
HLB는 엘레바 테라퓨틱스, HLB테라퓨틱스는 리젠트리, HLB이노베이션은 베리스모 테라퓨틱스, HLB제넥스는 HLB뉴로토브를 각각 연구개발 자회사로 거느리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 회사는 성과를 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비상장 회사 형태를 띠고 있으며 자금 확보도 어려운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HLB그룹은 상대적으로 자금 확보가 수월한 상장사의 연결 자회사로 연구개발 기업을 하나씩 두고 이끌어 가고 있다”며 "성과가 나오면 모회사의 기업 가치에도 반영된다"고 분석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