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연구팀, 희귀 난치성 근육질환 새 치료 가능성 열었다

전북대 연구팀, 희귀 난치성 근육질환 새 치료 가능성 열었다

문영재 교수팀, 근퇴행 관여 세포·신호경로 규명…지방 축적 억제할 치료 표적 발굴

[아이뉴스24 박종수 기자] 전북대학교 문영재 교수팀(의대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전북대병원 정형외과)이 희귀 난치성 근육 질환의 징후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영상 지표를 찾아내고, 근육 퇴행을 억제할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리 근육의 손상이 뚜렷해지기 전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에서 변화가 시작된다는 점에 주목해 조기 진단과 치료 표적 발굴의 실마리를 함께 찾았다.

연구에 참여한 전북대 문영재 교수팀 [사진=전북대학교 ]

문 교수팀은 국내외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지대형 근육영양장애 2B/R2형과 관련된 초기 척추 근육의 지방화 현상을 확인하고, 이를 유발하는 세포와 신호전달 경로를 규명했다.

연구 성과는 유럽분자생물학회(EMBO)가 발행하는 분자의학·중개연구 분야 학술지인 『EMBO Molecular Medicine』에 발표됐다.

지대형 근육영양장애 2B/R2형은 근육이 점차 약해지면서 보행에 어려움을 겪고, 질환이 진행되면 휠체어에 의존하게 될 수 있는 희귀 근육병이다. 근육 손상이 진행되는 세부 기전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아 질병의 경과를 조기에 파악하고 진행을 억제할 치료 전략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다리 근육에 앞서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에서 나타나는 변화에 주목했다. 연구 모델을 자기공명영상(MRI)으로 관찰한 결과, 허벅지 근육의 손상이 뚜렷해지기 전부터 특정 척추 근육이 지방으로 대체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러한 변화는 보행 균형과 보폭의 이상으로도 이어졌다. 척추 근육의 지방화가 질환의 초기 징후이자 보행 기능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지표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연구팀은 영상에서 확인한 변화의 원인을 세포 수준에서도 추적했다. 그 결과, 정상적인 상태에서 근육 재생을 돕는 ‘섬유-지방계 전구세포’가 근육 내 지방 축적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세포의 기능을 조절하는 화학적 신호전달 경로(Wnt 신호)에 이상이 생기면서 근육 재생을 돕는 대신 지방 조직으로 퇴행하게 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GSK3 억제제를 이용해 해당 신호전달 경로를 조절했다. 그 결과, 연구 모델의 척추 근육과 손상된 다리 근육 모두에서 지방 축적이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근육이 지방으로 대체되는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치료 표적과 약물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한 성과다.

문영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척추 근육 MRI가 희귀 근육병의 초기 변화를 포착하고 질병의 진행 상황을 추적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특히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변화와 그 원인이 되는 세포·분자 기전을 연결함으로써, 조기 진단 지표 발굴을 넘어 표적 치료로 이어질 연구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성과는 문영재 교수팀과 부산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고태식 교수,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민지홍 교수, 프랑스 소르본대학교의 Tanya Stojkovic 교수, 미국 Children's National Research Institute·George Washington University의 Jyoti K Jaiswal 교수팀이 참여한 다기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이뤄졌다.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중심병원 육성 R&D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진연구자지원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내 미래의료연구센터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전북=박종수 기자(bells@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