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국회 운영위원회가 21일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과 강훈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국민의힘이 요구한 핵심 인사들을 제외한 채 국정감사 증인 출석요구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실 인사와 주요 정책의 결정 경위를 확인하려면 전·현직 관계자들의 출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기존 기관증인만으로도 충분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운영위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2026년도 국정감사 증인 등 출석요구의 건'을 재석 20명 중 찬성 15명, 반대 5명으로 가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증인 명단에 이의를 제기하며 반대표를 던졌지만, 여당 주도로 원안이 통과됐다.
앞서 국민의힘은 강 전 비서실장과 김현지 부속실장, 김용범 전 대통령실 정책실장,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의 증인·참고인 채택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여야 협상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이들은 이날 의결된 출석요구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최근 대통령실 참모진이 교체된 만큼 전임자들의 출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4일 임명된 임광현 신임 비서실장과 이달 초 취임한 하준경 정책실장만으로는 그동안의 정책 결정 과정과 대통령 보고 경위 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강 전 비서실장에게는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와 해군 장병 실종 등 재난·안보 현안 당시 대통령에게 어떤 보고가 이뤄졌는지, 김 전 정책실장에게는 부동산 정책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경위를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지 부속실장에 대해서는 대통령실 인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정 전 정무조정실장에 대해서는 공식 직책 없이 국정 운영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들에 대한 인사·국정 개입 의혹은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반면 민주당은 야당이 제기한 의혹만으로 관련 인사들을 증인으로 부를 수는 없다고 맞섰다. 전은수 민주당 의원은 김현지 부속실장 출석 요구를 두고 "카더라 하나로 제1부속실장을 불러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한병도 운영위원장도 강 전 비서실장과 김 전 정책실장에 대해 "이미 사퇴했고, 기관증인에 포함된 하준경 정책실장을 통해 기존에 진행됐던 내용은 업무 인수인계가 다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승수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과거 민주당이 전임 대통령실 관계자를 증인으로 채택한 사례가 있다며 반박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전임자를 운영위에 부른 적이 없다고 했는데 2024년 김대기 전 비서실장을 민주당에서 증인으로 채택한 적이 있었다"며 정정을 요구했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도 "결국 아무도 증인 채택이 안 되는 것이냐.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항의했다.
증인 채택을 둘러싼 공방은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의 출석 요구로까지 번졌다.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실 관련 의혹을 제기하며 "대통령과 영부인을 증인으로 채택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 위원장이 "대통령과 여사를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것이냐"고 되묻자 윤 의원은 "대통령이 어려우면 영부인을 해달라는 것"이라며 "김혜경 여사를 불러달라"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무엇 때문에 부르느냐"고 반발했고, 박균택 의원도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고 항의했다. 여야 의원들의 고성이 수분간 이어지면서 회의가 소란스러워졌다.
한 위원장은 표결에 앞서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한 출석 요구는 "합당한 이유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운영위는 국민의힘의 반대 속에 증인 출석요구안을 가결했다. 이어 국정감사계획서 변경안도 의결한 뒤 오전 10시 37분 산회했다.
국민의힘은 핵심 증인 채택이 불발되더라도 국정감사를 보이콧하지 않고 대통령실의 정책 결정 과정과 인사 관련 의혹을 계속 추궁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