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대구·경북 행정통합에는 1조 원 규모의 북부권 투자 구상을, 장기간 표류 중인 통합신공항 건설에는 경북도의 지방채 발행 가능성을 꺼내 들었다.
이 지사가 행정통합과 신공항 건설이라는 대구·경북의 양대 현안을 풀기 위해 지방정부 차원의 재정 투입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 지사는 20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권영진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 달서병)의 질의에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날 질의는 행정통합의 당위성보다 통합 이후 경북 북부권이 실제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신공항 사업 지연으로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는 주민들에게 어떤 해법을 제시할 것인지에 집중됐다.
권 의원은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과 달리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국회 내 정치적 상황뿐 아니라 경북 북부권의 소외 우려도 통합 추진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북부권 주민들 사이에서는 행정통합 이후 도청이 다시 대구로 이전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남아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에 이 지사는 광주·전남 통합 이후에도 무안청사가 유지되는 사례를 언급하며 도청 이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북부권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재정 투입 구상도 제시했다.
이 지사는 “5조 원을 지원해 주면 경북 북부지역에 1조 원 정도는 투자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부지역은 문화유산이 많이 있기 때문에 문화적으로 많은 지원을 할 수 있고, 현재보다 훨씬 좋은 발전 여건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정통합에 따른 정부 지원금이 확보될 경우 그 일부를 북부권의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한 지역 발전 사업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1조 원 투자는 정부 지원금 5조 원 확보를 전제로 한 구상이다. 현재로서는 확정된 예산이나 사업계획이 아니며, 투자 대상과 사업별 배분 규모도 구체화되지 않았다.
권 의원은 재정 지원뿐 아니라 도청 신도시의 성장 기반을 강화할 방안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향후 2차 공공기관 이전 과정에서 대구·경북 통합특별시에 배정되는 물량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가량을 도청 신도시에 유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통합 이후 북부권이 행정적 중심지에 머무르지 않고 일자리와 인구가 유입되는 성장 거점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이 지사는 공공기관 이전이 법률에 규정된 사안인 만큼 관련 법 개정 등 제도적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 문제에서는 한층 적극적인 재정 투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권 의원은 신공항 사업이 장기간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지역사회에 회의적인 여론이 커지고 있다며 사업 추진의 최대 걸림돌과 해법을 물었다.
이 지사는 건설경기 침체를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민간 건설사의 참여가 필요한 사업이지만 건설경기가 악화하면서 참여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가가 먼저 재원을 투입해 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국가 차원의 선투자가 어렵다면 경북도가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먼저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대구가 부채가 많아 어렵다고 하니 경북이라도 먼저 지방채를 발행해 선투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공항 관련 부지 약 500만 평이 묶여 주민들이 거의 6년 동안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업이 지연될수록 주민들이 감당해야 할 부담도 커지는 만큼 부지 문제 해결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취지다.

다만 지방채 발행은 경북도의 재정 여건과 관련 법령, 지방의회 의결 등 필요한 절차를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다. 구체적인 발행 규모나 선투자 방식은 이날 제시되지 않았다.
이날 이 지사가 제시한 두 가지 재정 구상은 행정통합과 신공항 건설의 장기 지연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북부권 1조원 투자에는 정부 지원금 확보가, 신공항 지방채 발행에는 재원조달 계획과 관계기관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
행정통합 지원금 1조원의 북부권 투자 구상과 신공항 지방채 선투자 방침이 실제 예산과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제 구체적인 재정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