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뉴스24 임우섭 기자]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이 가산금리 인하 폭보다 우대금리를 더 크게 줄여 실질적인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출금리 산정 과정에서 법적 비용을 제외해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낮추려는 은행법 개정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은행들의 금리 조정 배경을 집중 추궁했고, 금융감독원도 실태 확인에 나설 방침이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5대 은행의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변동 자료를 공개하고 금리 산정 방식을 추궁했다.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은행법은 지급준비금과 예금자보험료, 서민금융진흥원 출연료 등을 대출 가산금리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보증기금 출연료와 교육세 인상분도 일부 반영을 제한했다.
민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가산금리는 지난 6월 3.42%에서 8월 3.34%로 0.08%포인트(p) 하락했다. 농협은행도 3.60%에서 3.34%로 0.26%p 낮아졌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의 우대금리는 2.19%에서 1.58%로 0.61%p 줄었다. 가산금리 인하 폭을 웃돌면서 가산금리에서 우대금리를 뺀 값은 오히려 0.35%p 확대됐다. 국민은행도 우대금리를 더 큰 폭으로 축소해 해당 수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 의원은 "가산금리를 내리면서 우대금리를 더 줄여버리니까 오히려 은행이 가져가는 몫이 더 커졌다"며 "법으로 가산금리를 내리라고 했더니 우대금리를 할인하는 꼼수를 썼다. 대국민 기망 행위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은행들의 자료 제출도 문제 삼았다. 민 의원은 5대 은행이 제출한 자료에 법적 비용별 세부 내역이 빠져 있고 우대금리 산정 자료도 영업기밀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껍데기만 있고 알맹이가 없다"며 "실제로 뺀 것인지 뺀 척한 것인지 검증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이환주 국민은행장은 "가산금리에 대한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세부적인 데이터는 관련 부서와 협의해 별도로 보고드리겠다"고 답했다. 강태영 농협은행장도 "가산금리와 우대금리가 줄어든 부분의 세부 항목을 파악해 의원실에 보고드리겠다"고 밝혔다.
은행장들의 답변에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우대금리 정책에 대해서 모르신다는 얘기냐. 그것도 모르고 은행장을 하신다는 것이냐"며 "이자 수익이 매년 왜 급증하느냐. 국민으로부터 이자를 통해 고혈을 빨겠다는 뜻이냐"고 질타했다.
민 의원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에게 은행법에 따른 연 2회 자체 점검 이행 여부와 금리 조정 실태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원장은 이에 대해 "이 부분이 맞다면 저희가 (조치하겠다)"고 했다.
/임우섭 기자(coldplay@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