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있어야 무관세"…기아 멕시코 공장 활용도 커지나

"공장 있어야 무관세"…기아 멕시코 공장 활용도 커지나

조립용 부품 관세 5년간 면제…현지 생산업체 11곳 대상
완성차 생산량에 수입 한도 연계…기아도 적용 가능성
K3·K4 이어 EV3 생산…추가 차종 현지화 기반 주목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멕시코가 지정된 자동차 조립용 부품의 수입관세를 낮추면서 혜택을 현지 생산시설을 갖춘 완성차 업체에 집중하기로 했다. 기존 공장의 생산 실적을 바탕으로 신규 생산라인과 추가 투자를 유치하려는 구상이다.

가동 10년 만에 전기차까지 생산하기 시작한 기아 멕시코 공장도 이번 관세 지원책을 활용할 수 있는 현지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기아의 실제 적용 여부와 혜택 규모는 멕시코 정부의 세부 지침과 수입 품목 등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기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 공장. [사진=기아]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멕시코 경제부는 최근 자동차 조립용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 혜택을 현지 생산시설을 갖춘 경량차 제조업체 11곳으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공표된 대통령령에 따라 지정된 자동차 조립용 부품의 수입관세는 기존 10%에서 0%로 낮아졌다. 조치는 14일부터 시행됐으며 향후 5년간 유지된다.

관세 면제 대상에는 자동차 조립에 사용하는 부품과 구성품이 포함된다. 반조립제품(SKD)이나 완전분해제품(CKD) 형태로 부품을 들여와 멕시코에서 차량을 조립하는 생산 방식도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번 조치의 목적은 단순히 수입 부품의 가격을 낮추는 데 있지 않다. 멕시코 경제부는 기존 완성차 업체가 해외 생산라인을 멕시코로 이전하거나 신규 차종을 현지에서 생산하도록 유도하고, 자동차산업의 생산능력과 고용을 유지하는 데 정책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혜택을 받으려면 멕시코에 생산시설을 보유하는 것뿐 아니라 자동차 조립·제조를 위한 보세제도 이용 허가를 갖추고 경제부가 마련하는 지침도 충족해야 한다.

기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 공장 현장 모습. [사진=기아]

경제부는 세부 지침에 완성차 최소 생산량을 정하고 생산 실적에 비례해 조립용 부품의 수입 한도를 부여하는 방안을 담을 예정이다. 수입 사전허가와 차대번호 보고 등을 통해 면세 부품이 실제 차량 생산에 사용됐는지도 추적한다.

결국 멕시코에서 이미 많은 차량을 생산하는 업체일수록 신규 차종에 필요한 부품을 관세 부담 없이 들여올 여지가 커지는 구조다.

기아도 적용 가능성이 있는 업체로 거론된다. 멕시코 정부는 대상 제조업체 11곳의 구체적인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외신은 기아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도요타, 폭스바겐 등을 후보로 꼽고 있다.

다만 대상 업체로 인정받더라도 모든 수입 부품에 자동으로 관세 면제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세부 지침에 규정될 생산량과 수입 한도, 대상 품목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가동 10년, 전기차까지 넓힌 생산 기반

기아는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 공장에서 2016년 5월 본격적인 차량 생산을 시작하고 같은 해 9월 준공식을 열었다. 북미와 중남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구축한 생산거점으로 올해 가동 10년을 맞았다.

이미 생산설비와 인력, 부품 공급망을 갖춘 만큼 신규 차종을 추가해 현지 생산을 확대하려는 이번 정책의 취지와 맞닿아 있다.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40만대다. 호라시오 차베스 기아 멕시코 법인장은 지난 8월 현지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상반기 약 15만5000대를 생산했으며, 전기차 생산을 더해 연간 생산량이 3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기아는 이 공장에서 K3와 K4를 생산해 왔다. 지난 8월에는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3 생산을 시작하며 생산 차종을 전기차로 확대했다.

기아 EV3 GT-Line, EV5 GT-Line. [사진=정소희 기자]

EV3 생산을 위해 투입된 투자금은 6억4900만달러 규모다. 멕시코 내수뿐 아니라 다른 북미·중남미 시장으로 공급하기 위한 생산 기반으로 활용된다. 멕시코 정부는 이 투자가 현지 전기차 생산과 고용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가 내연기관차에 이어 전기차 생산까지 시작한 시점에 신규 차종 도입을 지원하는 관세 정책이 마련된 셈이다. 향후 기아가 멕시코 공장에 다른 차종이나 생산라인을 추가할 경우 초기에는 해외에서 일부 조립용 부품을 들여오고, 이후 현지 조달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관세 면제는 이 과정에서 수입 부품에 붙는 비용을 줄여 신규 차종의 생산 전환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연간 생산 실적이 수입 한도 산정의 기준으로 활용된다면 10년간 생산 기반을 다져온 기아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기아 멕시코 생산 공장 전경. [사진=기아 멕시코 홈페이지]

다만 이번 조치가 곧바로 기아의 추가 생산 투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면제 대상이 되는 부품과 수입 가능 물량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기아도 관세 지원책을 활용한 신규 차종 생산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원산지 규정과 미국의 자동차 관세도 변수다. 멕시코에서 차량을 생산하더라도 북미산 부품 사용 기준을 충족하는지에 따라 미국 수출 시 적용되는 관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정책의 실질적인 효과는 멕시코 정부가 마련할 세부 지침과 완성차 업체들의 신규 생산라인 배정에 달렸다. 다만 기존 생산시설과 전기차 양산 경험을 모두 갖춘 기아 페스케리아 공장의 전략적 활용 가치는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