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가족이 장기·조직기증에 동의하고도 의무기록 발급 지연으로 기증이 무산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관련 절차를 개선하기 위한 법 개정이 추진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경기도 광주시 갑)은 장기·조직기증 절차의 신속성을 높이기 위해 '의료법',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인체조직안전·관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 이른바 '장기·조직기증 신속절차 3법'을 대표 발의했다고 19일 밝혔다.
현행법은 장기구득기관과 조직기증지원기관이 뇌사 추정자 또는 잠재적 조직기증자의 의무기록을 열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기관에 의무기록 열람이나 사본 교부를 직접 요청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기증자 가족이 관련 서류를 발급받아야 하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특히 주말이나 야간에는 의무기록 발급이 지연되면서 기증 가능 시간을 놓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증 동의 이후 가족이 의무기록 사본을 발급받기까지 걸린 시간은 뇌사기증자의 경우 평균 35.8시간, 사후 조직기증자는 평균 48시간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9월에는 60대 여성이 뇌사 추정 상태인 70대 친오빠의 장기기증에 동의했지만 주말 동안 의무기록 사본을 발급받지 못해 뇌사판정의료기관으로 이송하지 못한 사례가 발생했다. 이후 환자의 상태가 악화해 사망하면서 장기기증이 이뤄지지 못했다.
2024년에도 의무기록 발급 문제로 조직기증이 중단된 사례가 있었다. 당시 의료기관은 의료법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기증원의 의무기록 열람·사본 교부 요청을 거부했다.
이에 지방에 거주하던 가족이 직접 병원을 방문했으나 이미 사망 후 20시간이 지나 조직기증을 진행하지 못했다.
사후 조직기증은 사망 시점부터 20시간 이내에 의료관리자의 적합성 평가와 혈액검사를 거쳐 조직은행으로 이송해야 하는 만큼 신속한 의무기록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번 개정안은 장기구득기관과 조직기증지원기관이 의료기관에 의무기록 열람 또는 사본 교부를 직접 요청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명시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의료기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해당 요청을 거부하지 못하도록 해 기증 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적 지연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증기관이 의료기관에 직접 의무기록을 요청할 수 있게 돼 가족의 서류 발급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진료정보교류시스템을 활용한 주말·야간 기록 확인 등 후속 개선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기반도 확보될 전망이다.
소 의원은 "법 개정으로 기증원이 의료기관에 의무기록을 직접 요청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면 진료정보교류시스템을 활용해 주말과 야간에도 신속하게 기록을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족의 숭고한 기증 결정이 서류 발급 지연으로 무산되는 일이 없도록 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