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78번 울린 구조 신호”…대구 가정폭력·스토킹 등 신고 1만9000건

“하루 78번 울린 구조 신호”…대구 가정폭력·스토킹 등 신고 1만9000건

김주범 대구시의원, 자치경찰위 자료 분석…가정폭력 전체 59.3% 차지
학교폭력 신고 3년 새 94.7% 급증…“범죄 10% 감축, 구호 아닌 실질적 성과로 증명해야”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에서 하루 평균 78건의 가정폭력과 스토킹, 교제폭력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올해 8개월 동안에만 1만9000건을 넘어섰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피해자 보호조치가 늘고 있지만 가까운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위험이 여전히 시민들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주범 대구시의원 [사진=대구시의회]

19일 김주범 대구시의회 의원이 대구시자치경찰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대응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대구지역 5개 범죄 유형의 112신고는 총 1만9015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약 78건이다. 단순 계산하면 약 18분마다 한 건씩 신고가 접수된 셈이다.

유형별로는 가정폭력이 1만1269건으로 전체의 59.3%를 차지했다. 이어 교제폭력 3751건, 스토킹 1704건, 아동학대 1343건, 학교폭력 948건 순이었다.

특히 가족과 연인 등 가까운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피해자 보호와 재신고 방지 대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연간 신고 건수도 증가 추세다.

2022년 1만8950건이던 신고는 2023년 2만1021건, 2024년 2만824건, 2025년 2만4653건으로 집계됐다.

2025년 신고 건수는 2022년보다 5703건, 30.1% 증가했다.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 유형은 학교폭력이다. 2022년 530건에서 2025년 1032건으로 94.7% 늘었다.

같은 기간 스토킹 신고도 1268건에서 1834건으로 44.6% 증가했다. 아동학대는 30.8%, 교제폭력은 30.3%, 가정폭력은 25.4% 늘어 조사 대상 5개 유형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신고 건수 증가가 실제 범죄 발생 증가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신고 인식 변화와 신고체계 접근성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원인에 대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

피해자의 반복적인 신고 역시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대구경찰청이 지난해부터 사회적약자 보호 종합플랫폼인 'SAN시스템'을 통해 관리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가정폭력·아동학대·스토킹·교제폭력 관련 동일 피해자 재신고는 총 7212건에 달했다.

가정폭력이 3729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제폭력 1824건, 스토킹 1113건, 아동학대 546건이었다.

다만 이 수치는 동일 피해자를 기준으로 집계한 것으로, 가해자가 서로 다른 경우와 반복신고 등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전체를 동일 가해자의 재범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피해자 보호조치 실적도 크게 늘었다.

가정폭력·아동학대 임시조치와 스토킹 긴급응급조치·잠정조치는 2022년 1396건에서 2025년 2585건으로 85.2% 증가했다. 올해도 8월까지 2238건이 집계됐다.

보호조치 증가 자체는 경찰의 대응 확대를 보여주는 지표일 수 있지만, 실제로 피해자의 안전이 얼마나 확보됐는지는 별도의 점검이 필요하다.

대구시자치경찰위원회는 올해 '관계성 범죄 10% 줄이기'를 주요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신고 규모가 여전히 큰 만큼 단순한 목표 제시를 넘어 피해자 재신고 추이와 보호조치 이후의 안전 확보 여부, 예방교육의 실효성 등을 구체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가정폭력과 교제폭력, 스토킹은 피해자가 가해자와 생활공간이나 인간관계를 공유하는 경우가 있어 신고 이후에도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

김주범 의원은 “하루 평균 78건의 신고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우리 가족과 이웃 누군가가 겪고 있는 두려움과 고통의 신호”라며 “폭력과 학대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닌 만큼 주변의 작은 위험 신호도 외면하지 않는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치경찰위원회가 '관계성 범죄 10% 줄이기'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그 대책이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를 내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목표를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피해를 줄이고 시민의 일상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