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병·의원 보안관제 가입률 0.006%…의료기관 사이버 보안 '사각지대'

중소 병·의원 보안관제 가입률 0.006%…의료기관 사이버 보안 '사각지대'

올해 의료기관 침해사고 28건 중 89.3% 병·의원에 집중…랜섬웨어 공격 대부분
소병훈 의원 "의료기관 간 보안 격차 심각…정부 차원의 예산 확대·지원 대책 시급"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침해사고가 증가하는 가운데 중소 병·의원의 정부 보안관제 서비스 가입률은 사실상 전무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관 규모에 따른 보안 대응 역량의 격차가 환자 진료와 의료정보 보호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경기도 광주시 갑)이 한국사회보장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정보원이 운영하는 24시간 상시 의료분야 보안관제 서비스에 가입한 의료기관은 전국 63곳에 불과했다.

의료기관 종별 가입률을 보면 상급종합병원은 대상 기관 35곳 중 27곳이 가입해 77.1%를 기록했다. 반면 종합병원은 273곳 중 29곳으로 가입률이 10.6%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 [사진=소병훈 의원실]

특히 전국 7만5560개 병·의원급 의료기관 가운데 보안관제 서비스에 가입한 곳은 단 5곳으로, 가입률은 0.0066%에 불과했다.

응급환자 진료와 입원·수술 등을 담당하는 종합병원의 가입률도 10% 수준에 머물면서 사이버 공격으로 전산망이나 의료정보시스템이 마비될 경우 진료 차질과 의료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 사이버 침해사고는 상대적으로 보안 인프라가 취약한 중소 의료기관에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접수된 민간 의료기관 사이버 침해사고는 총 28건으로, 지난해 연간 발생 건수인 11건의 약 2.5배에 달했다.

이 가운데 병원에서 17건, 의원에서 8건이 발생해 전체 침해사고의 89.3%를 차지했다.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최근 7년간 접수된 침해사고 133건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병원 56건, 의원 53건 등 총 109건이 발생해 전체의 약 82%를 차지했다.

사이버 공격 유형은 랜섬웨어가 대부분이었다.

최근 7년간 발생한 침해사고 133건 중 랜섬웨어 공격은 121건으로 전체의 91%에 달했다. 올해 발생한 28건 가운데서도 26건이 랜섬웨어 공격으로 확인됐다.

랜섬웨어는 의료기관의 전산망이나 주요 데이터를 암호화해 정상적인 이용을 차단한 뒤 복구를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이다. 의료정보시스템이 감염될 경우 환자 진료기록 열람과 처방, 검사 등 의료서비스 전반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주요 침해 경로로는 외부 원격 유지보수를 위해 개방한 네트워크 포트와 상용 원격제어 프로그램의 보안 취약점 등이 지목됐다.

반면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의 보안관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의료기관에서는 대규모 사이버 침해 시도가 탐지됐지만, 관제 체계를 통한 대응으로 확인된 침해 성공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보안관제 대상 의료기관에서 탐지된 사이버 침해 시도는 2025년 4만3090건, 2026년 9만2150건 등 총 13만5240건에 달했다. 정보원은 해당 공격에 대한 차단과 대응 조치를 통해 침해 성공 건수 0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행 의료법 제23조의4는 보건복지부장관이 진료정보 침해사고 예방과 대응을 위해 침해정보 수집·전파, 예보·경보, 긴급조치, 전자의무기록에 대한 전자적 침해행위 탐지·분석 등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의료법 시행규칙 제16조의4에 따라 해당 업무는 한국사회보장정보원에 위탁돼 있다.

그러나 실제 보안관제 서비스 이용이 대형 의료기관에 집중되면서 중소 병·의원에 대한 실질적인 보안 지원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 의원은 "상급종합병원은 상대적으로 체계적인 보안관제를 받고 있지만, 중소 병·의원은 보안 인프라가 취약해 사이버 위협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며 "의료기관 규모에 따른 보안 격차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중소 병·의원이 보안관제와 원격접속 통제 서비스를 실질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확대하고 참여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