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방지법 시행에도 '꼼수 거래' 기승…200만원짜리 티켓까지 등장

암표방지법 시행에도 '꼼수 거래' 기승…200만원짜리 티켓까지 등장

치킨 기프티콘·선수 사진 고가 판매 뒤 티켓 '덤' 제공…법망 회피 수법 확산

김현정 의원 “변종 암표 거래 엄단해야”…국무조정실 “플랫폼 감시 강화·후속 대책 마련”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암표방지법 시행 이후에도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을 중심으로 입장권을 다른 상품에 끼워 파는 변종 암표 거래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티켓 중개 플랫폼에서는 법적 처벌을 피할 수 있는 조건까지 안내하고 있어 제도적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국회의원 [사진=김현정 의원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국회의원(경기도 평택시 병)은 국무조정실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온라인 암표 거래 실태를 공개하고 정부 차원의 단속 강화와 중개 플랫폼의 관리 책임 확대를 촉구했다.

지난 8월 28일부터 시행된 개정 법률은 기존의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여부 중심의 규제에서 벗어나 입장권을 정가보다 비싸게 되파는 부정판매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부정판매에 대해서는 판매금액의 최대 50배 이하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공연과 스포츠 경기의 공정한 예매 질서를 확립하고 일반 관람객의 정당한 관람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취지다.

그러나 법 시행 이후에도 온라인에서는 다른 상품 판매를 가장한 우회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이 공개한 사례에 따르면 일부 판매자는 치킨 기프티콘을 10만원에 판매하면서 구매자에게 야구 경기 입장권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광고했다.

또 다른 판매자는 선수 사진을 고가에 판매하면서 경기 입장권을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입장권 자체는 무료로 제공하고 다른 상품의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입장권에 웃돈을 붙여 거래하면서도 일반 상품 판매를 내세워 규제를 회피하려는 수법이라는 지적이다.

티켓 중개 플랫폼의 대응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일부 중개 플랫폼은 판매자에게 정가를 초과한 가격으로 입장권을 판매하더라도 상습성이나 영업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반드시 처벌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안내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이러한 안내가 판매자들에게 사실상 규제 회피 가능성을 알려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다량의 입장권을 판매하는 게시물이 확인됐으며 정가 12만원인 입장권이 200만원에 등록된 사례도 공개됐다. 이는 정가의 약 16.7배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김 의원은 암표 거래를 근절하기 위한 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변종 판매 방식이 등장하면서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의 강력한 암표 근절 의지와 법 개정 취지가 시장의 얄팍한 꼼수 판매로 인해 무색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프티콘이나 굿즈를 고가에 판매하면서 티켓을 덤으로 제공하는 끼워팔기 등 변종 거래도 실질적인 부정판매 행위로 규정해 엄단해야 한다"며 "온라인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티켓 거래를 중개하며 수수료 수익을 얻는 플랫폼에도 보다 엄격한 관리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정가를 초과한 입장권의 등록을 차단하는 등 중개 플랫폼의 관리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며 "관계 부처가 협력해 현행 제도의 사각지대를 조속히 보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무조정실장은 암표 거래 근절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정부 차원의 후속 조치를 약속했다.

국무조정실장은 "암표 처벌법은 국민적 공감대가 확실하게 형성돼 있는 사안"이라며 "법안의 본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모니터링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변종 암표 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암표 거래의 처벌 기준을 강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회 판매 수법에 대한 실질적인 규제와 중개 플랫폼의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평택=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