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오민석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16일 법관이 선거관리위원장을 겸직하는 관행과 관련해 "국회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선관위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법관의 선관위 겸직에 따른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되자 제도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오 원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 등 수도권 법원 국정감사에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이 법관의 선관위원장 겸직 문제를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다.
김 의원은 "지난 6·3 지방선거 직후 서울동부지법에 신청한 선거 관련 자료의 증거보전이 기각되고, 이후 서울중앙지법에서도 선관위 관련 압수수색 영장 등이 잇따라 기각됐다"며 "현직 법관들이 선관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선관위 관련 사건의 영장 심사까지 법원이 담당하는 구조가 이해충돌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법원이 선관위를 지나치게 보호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는 이유"라며 "차라리 법원이 선거관리를 전적으로 담당하든지, 아니면 법관들이 선관위에서 빠지는 방안을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법관이 반드시 선관위원장을 맡도록 강제하는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법원이 먼저 겸직 관행의 적절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선거 관련 논란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법관의 선거관리 업무 참여가 오히려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오 원장은 "현재 법관이 비상임으로 선거관리위원회에 관여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회에서 합리적인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선관위 관련 영장 기각에 대해서는 "영장 담당 판사들은 사건 기록에 따라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법리를 적용해서 범죄혐의가 소명됐는지, 압수수색 필요성이 있는지를 신중하게 검토한 뒤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원장은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선관위원장을 겸직했으며 현재는 사임한 상태라고도 확인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법원장과 선관위원장을 겸하는 구조에 한계가 있다며 재검토 필요성을 언급하자 "알겠다"고 답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선관위 특검 영장 기각을 거론하며 이해충돌 의혹을 제기했다. 주 의원은 "전국 17개 시·도 선관위원장을 모두 현직 법관이 맡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과거 서울시선관위원장이었던 오 원장의 재임 중 정해진 영장전담판사들이 선관위 관련 영장을 심사하는 구조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냐. 팔은 안으로 굽는 것 아니냐" 고 따져 물었다.
주 의원은 "선관위 특검 수사가 확대될수록 당시 선관위원장으로서 책임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는 위치"라며 "이런 것이 이해충돌 우려가 아니면 무엇이 이해충돌이냐"고 말했다.
이에 오 원장은 "저는 영장 사건이 청구됐는지, 그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에 대해서 전혀 보고받지 않는다"고 반박하며 "영장전담법관을 제가 개인적으로 임명한 것은 아니다. 사무분담위원회를 통해 영장전담법관이 정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장전담법관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그리고 직업적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재판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선관위의 '공명선거추진활동비' 지급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주 의원은 선관위원장에게 월 290만원, 비상임위원에게 월 215만원이 별도로 지급되는 구조라고 주장하며 오 원장에게 해당 비용을 받은 적이 있는지 물었다.
오 원장은 "그런 비용이 있는지는 지금 잘 모르겠고, 저는 그런 비용을 받은 적은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관련 의혹은 서울시선관위가 아닌 중앙선관위에 관한 내용으로 알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주 의원이 선관위 직원들의 비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법관직에서도 물러날 생각이 있는지 묻자 오 원장은 "제가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사항은 아닌 것 같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