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대출 금리 인하, 전산망 구축 3개월 만에 폐지 결정…'졸속 행정' 논란

취약계층 대출 금리 인하, 전산망 구축 3개월 만에 폐지 결정…'졸속 행정' 논란

복지멤버십 자동연계 구축에 8개월…2024년 수기 발급 통한 금리 감면 수혜 단 8건
대출 탈락자 복지 연계 사각지대·기관별 실적 15배 차이…소병훈 의원 “공적 안전망 전면 재설계해야”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불법사금융에 내몰릴 위험이 있는 저소득·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소액생계비대출 금리 인하 사업이 관계기관 간 협업 부실과 전산시스템 구축 지연으로 실효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대출 신청자의 복지멤버십 가입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전산시스템이 구축된 지 불과 3개월 만에 사업 폐지가 결정된 데다 정작 금융 지원에서 탈락한 취약계층은 복지 연계 대상에서 제외돼 제도 운영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 [사진=소병훈 의원실]

16일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국회의원(경기도 광주시 갑)이 한국사회보장정보원과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양 기관은 2025년 6월 복지멤버십 가입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전산 연계 시스템(API)을 개통했다.

그러나 시스템 개통 3개월 만인 같은 해 9월 정부 방침에 따라 금리 인하 사업의 폐지가 결정됐으며, 2026년 1월 제도가 폐지됐다.

해당 사업은 불법사금융예방대출 이용자가 복지멤버십에 가입한 경우 대출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해 주는 제도로, 저소득층의 금융 부담을 완화하고 복지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됐다.

당초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2024년 10월 대출 신청자가 복지멤버십 가입 확인서를 직접 발급받아 제출해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전산 자동연계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실제 시스템 구축은 발표 이후 8개월이 지난 2025년 6월에야 완료됐다. 이에 따라 자동연계 시스템이 운영된 기간은 2025년 하반기 약 6개월에 그쳤다.

전산 연계 이전인 2024년 수기 확인서 발급을 통해 금리 인하 혜택을 받은 사례는 단 8건이었으며, 전체 금리 감면액도 2만 2,500원에 불과했다.

금융 지원과 복지서비스를 연계한다는 사업 취지와 달리 초기 이용 실적이 극히 저조했던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대출 심사에서 탈락한 취약계층을 공적 복지서비스로 연결하는 안전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대출 신청 반려자 정보를 제공받아 복지 사각지대 발굴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민금융진흥원은 제출 자료에서 대출 승인 조건을 충족한 신청자에 대해서만 복지멤버십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있어 대출 부적격자의 가입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출 심사에서 탈락한 취약차주가 복지멤버십 가입 여부 확인을 통한 자동연계 절차에서 제외되는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

다만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이 별도로 제공받는 대출 반려자 정보를 실제 복지 사각지대 발굴에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관별로 집계한 전산 연계 실적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확인됐다.

2026년 1월부터 8월까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이 집계한 자동연계 실적은 3만 8,385건에 달했지만, 서민금융진흥원이 실제 복지멤버십 가입을 확인해 승인한 실적은 2,448건으로 나타났다.

두 기관의 집계 수치는 약 15.7배 차이를 보였다. 다만 각각의 통계가 동일한 처리 단계를 기준으로 작성됐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실시간 전산 연계 시스템을 구축하고도 사후 성과관리에는 기존의 수기 행정방식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서민금융진흥원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의 요청에 따라 매월 금리 인하 수혜 현황을 공문으로 송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청자의 복지멤버십 가입 여부는 전산으로 확인하면서도 사업 성과를 검증하고 기관 간 실적을 공유하는 과정에서는 별도의 공문 절차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관별 데이터 집계 기준을 일치시키고 대출 신청부터 승인·탈락, 복지서비스 연계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금융 지원에서 탈락한 저소득·취약계층이 불법사금융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긴급복지지원 등 공적 안전망과 연계하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소 의원은 "전산망을 열자마자 제도가 폐지되는 어처구니없는 행정 낭비가 발생했고, 정작 대출에서 탈락해 당장 생계가 막막한 한계차주들은 복지멤버십 연계에서 소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민금융 창구에서 탈락한 취약차주가 즉시 긴급복지 등 공적 안전망으로 인계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전면 재설계하고, 양 기관 간 실시간 데이터 정합성을 철저히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