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금융·유통·농업 데이터 '칸막이'…빅데이터 통합체계 구축 시급

농협, 금융·유통·농업 데이터 '칸막이'…빅데이터 통합체계 구축 시급

금융지주·경제지주·지역농협에 핵심 데이터 분산…생산부터 소비까지 통합분석 한계
송옥주 의원 “조직 통합보다 데이터 통합 시급…표준화·전문인력 확보 등 실행 방안 마련해야”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농협이 금융·유통·농업 전반에 걸쳐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도 조직별로 분산된 관리체계 탓에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농업 생산부터 유통·소비에 이르는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체계가 미흡해 인공지능 전환(AX)을 통한 농업 경쟁력 강화에도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16일더불어민주당 송옥주 국회의원(경기도 화성시 갑)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의 핵심 데이터는 중앙회와 경제·금융지주, 지역농협·조합공동법인 등에 분산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데이터는 농협금융지주에, 하나로마트와 NH멤버스 등 유통 데이터는 농협경제지주에 각각 집중돼 있다.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와 미곡종합처리장(RPC) 등에서 생산되는 산지 데이터는 지역농협과 조합공동법인이 관리하고 있다.

이처럼 데이터가 조직별로 분산되면서 농업 생산과 유통, 소비를 연결하는 종합적인 분석과 활용에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협은 금융·유통·농업 데이터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조직 간 데이터 연계가 원활하지 않으면 이러한 강점을 충분히 살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범농협 차원의 빅데이터 통합체계를 구축해 인공지능 기반 농업 혁신과 금융·유통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범농협 빅데이터 시스템은 단순히 정보기술(IT) 시스템을 통합하는 수준을 넘어 금융·유통·농업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분석하는 체계다.

농산물 생산량과 유통 현황, 가격정보를 연계하면 수급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고 출하 시기를 조정하는 등 농산물 가격 안정과 농업인 소득 증대에 활용할 수 있다.

또 신용사업 비중이 71%에 달하는 지역농협의 경제사업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생산·유통·소비 정보를 연계하면 농업 현장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팜 분야에서도 환경·생육 데이터를 활용한 생산량 예측과 작물 추천, 재해 예방 등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자료에서는 스마트팜 생산량 40% 증가와 수확량 예측 정확도 90% 달성 등이 기대효과로 제시됐다.

금융 부문에서는 고객별 특성을 반영한 초개인화 금융서비스와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고도화가 가능하다. NH멤버스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상품 추천 등 금융과 유통을 결합한 서비스 확대도 기대된다.

업무 효율화 측면에서는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도입을 통해 7개월간 약 170만 시간의 업무를 단축한 성과가 제시됐다. 지식관리시스템(KMS) 자동화도 추진되고 있다.

데이터 통합에 따른 활용 범위도 다양하다.

농업인은 농산물 가격 예측과 작물 추천, 스마트팜 생산량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생산계획과 출하 시기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소비자는 하나로마트 판매 동향과 축산물 입찰정보 등을 활용해 가격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농업·유통·가격정보를 정책 수립과 수급 관리에 활용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국회의원 [사진=송옥주 의원실]

농협도 데이터 활용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7년 'NH빅스퀘어'를 시작으로 2023년 12월에는 빅데이터 통합 플랫폼인 'N-Hub(NH Bigdata Hub)'를 개설했다.

해당 플랫폼은 농촌진흥청과 한국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축산물품질평가원 등의 데이터를 연계해 농산물·축산물 종합정보, 귀농귀촌메이트, 하나로마트 매출돋보기, 스마트팜 길라잡이, NH유통상품트렌드 등 8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NH오늘농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농업인에게 영농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상호금융 차세대 정보계 시스템의 핵심기술로 '오라클 골든게이트'를 채택해 1,104개 법인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통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2025년 9월 착수한 그룹 데이터통합 인프라 사업을 통해 계열사별로 다른 표준상품분류체계를 통일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스마트팜 보급 역시 230개소에서 1,000개소로 확대됐으며, 축적된 환경·생육 데이터는 단위 면적당 생산성 향상과 농업재해 예방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다만 개별 사업의 추진과 별개로 범농협 차원의 데이터 표준화와 통합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중앙회와 경제·금융지주, 지역농협 및 조합공동법인이 보유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연계하기 위해서는 조직 간 협력체계와 데이터 관리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송 의원은 "데이터 통합 논의는 꾸준히 있었지만 범농협 차원의 시스템 구축은 지연돼 왔다"며 "데이터 통합은 조직 통합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데이터 표준화 거버넌스 구축과 디지털 전문인력 확보, 조합공동법인을 포함한 지역농협의 데이터 기여에 대한 인센티브 설계 등 구체적인 실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성=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