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파산 원인 절반은 생활비 부담·소득 감소…개인회생은 원인 통계조차 없어

개인파산 원인 절반은 생활비 부담·소득 감소…개인회생은 원인 통계조차 없어

서울회생법원 개인파산 원인 생활비 증가 48.75%·근로소득 감소 45.41%…도박·사치 0.35% 불과
손솔 의원 “도산제도는 재기의 기회…개인회생 신청 원인 조사·공개 체계 마련해야”

[아이뉴스24 이윤 기자] 개인파산 신청의 주요 원인이 생활비 부담 증가와 실직, 소득 감소 등 경제적 어려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인회생은 회생위원 보고서의 전산화가 이뤄지지 않아 신청 원인에 대한 기초통계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진보당 손솔 국회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서울회생법원의 개인파산 신청 원인 가운데 생활비 지출 증가가 48.7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진보당 손솔 국회의원 [사진=손솔 의원실]

이어 실직 또는 근로소득 감소 45.41%, 사업 실패 또는 사업소득 감소 41.58%, 의료비 지출 증가 18.81%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도박이나 사치 등 낭비로 인한 개인파산은 0.35%에 그쳤다.

의정부지방법원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확인됐다.

2025년 의정부지방법원의 개인파산 신청 원인은 실직 또는 근로소득 감소가 48.90%로 가장 많았으며, 사업 실패 또는 사업소득 감소 42.02%, 의료비 지출 증가 22.04%, 생활비 지출 증가 17.36% 순으로 집계됐다. 도박·사치 등 낭비가 원인인 경우는 0.83%에 불과했다.

이번 통계는 개인파산 신청이 개인의 무분별한 소비나 도덕적 해이보다 실직과 소득 감소, 생계비 및 의료비 부담 등 경제적 요인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경제활동 과정에서 소득이 감소하거나 생계유지에 필요한 지출이 늘어나면서 채무 상환 능력을 상실하는 사례가 주요 원인으로 확인돼, 채무자의 경제적 재기를 지원하는 도산제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개인파산 원인별 비율은 복수 사유가 반영된 통계로, 각 항목의 비율을 합산하면 100%를 초과한다.

문제는 개인파산과 달리 개인회생 신청 원인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통계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 회생법원 가운데 매년 개인도산 통계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곳은 서울회생법원이 유일하다. 그러나 서울회생법원 역시 개인파산과 달리 개인회생 신청 원인에 관한 통계는 작성하지 않고 있다.

대법원이 지난 9월 21일 손솔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 따르면 개인회생 사건은 통계조사에 활용되는 회생위원 보고서의 전산화가 완료되지 않아 신청 원인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은 개인도산 통계조사를 매년 실시하고 있으며,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조사 결과보고서를 서울회생법원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26년 상반기 조사 결과보고서는 아직 작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개인회생 신청 원인에 대한 통계가 부재하면서 채무자가 어떤 경제적 상황에서 빚을 지게 됐는지, 상환에 어려움을 겪게 된 주요 원인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회생은 일정한 소득이 있는 채무자가 법원의 인가를 받은 변제계획에 따라 채무를 일부 상환하고 경제적으로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따라서 신청 원인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는 채무자의 경제적 특성과 상환 여건을 파악하고, 현실에 맞는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기초자료로 평가된다.

특히 개인파산 통계에서 실직과 소득 감소, 생계비 부담 등이 주요 원인으로 확인된 만큼 개인회생 역시 신청자의 경제적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통계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손 의원은 "개인파산 통계에서 확인되는 것은 실직과 소득 감소, 생활비와 의료비 부담으로 빚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 사람들의 현실"이라며 "이들의 재기를 돕는 도산제도를 도덕적 해이라는 말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회생 신청자들이 어떤 사정으로 빚을 지고 왜 갚기 어려워졌는지를 파악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회생위원 보고서의 전산화를 조속히 추진하고, 개인회생 신청 원인을 정기적으로 조사·공개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수원=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