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4F²' 발표에 놀란 시장…삼성·하이닉스 추월은 '아직'

中 '4F²' 발표에 놀란 시장…삼성·하이닉스 추월은 '아직'

CXMT 연내 출시 예고에도 양산 시점·수율 미공개
삼성·SK도 4F² 개발 중…기존 공정 격차 5~7년
마이크론·샌디스크도 하락…AI 투자 속도조절론 부상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차세대 '4F²(포에프스퀘어)' 기술을 적용한 서버용 메모리를 연내 선보이겠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출렁였다.

CXMT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먼저 차세대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지만, 이를 곧바로 기술 추월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CXMT가 제품의 공정 선폭과 성능은 물론 수율과 양산 규모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CXMT는 지난 10일 4F² 기술을 적용한 서버용 DDR5 메모리 모듈(RDIMM)을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CXMT 관련 이미지.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4F²는 D램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최소 단위인 셀(Cell)의 면적을 줄이는 기술이다. 기존 6F²보다 셀 면적을 이론적으로 약 33% 줄일 수 있다. 같은 공간에 최대 50% 더 많은 셀을 배치할 수 있지만 공정 난도가 높아 수율(정상품 비율) 확보가 관건이다.

문제는 실제 양산 능력이다. CXMT는 연내 제품 출시를 예고했을 뿐 구체적인 양산 일정과 수율, 생산 규모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의미 있는 양산 물량이 나오는 시점을 이르면 내년 말, 현실적으로는 2028년 상반기로 예상한다.

4F²라고 기존 6F²보다 집적도가 반드시 높은 것도 아니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15나노미터(㎚) 기반 4F²와 12.2나노미터 기반 6F²의 셀 면적은 각각 약 900제곱밀리미터(㎚²)와 893㎚²로 비슷하다. 다만 CXMT가 실제 적용한 선폭은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왼쪽), SK하이닉스 사옥 전경. [사진=각 사]

中 공정 기술 격차 여전…DDR5 수익 재투자는 변수

기존 D램 공정에서도 격차가 존재한다. 업계에서는 CXMT가 국내 기업보다 3~4년 뒤처졌다고 평가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CXMT의 공정 격차를 양산 시점 기준 5~7년으로 분석했다.

D램 공정은 1x(1세대)→1y(2세대)→1z(3세대)→1a(4세대)→1b(5세대)→1c(6세대) 순으로 발전해 왔다. CXMT의 주력인 1z는 삼성전자가 2019년 9월 양산한 기술이다. CXMT가 지난달 양산에 착수한 1a도 삼성전자는 2021년 10월부터 생산했다.

첨단 장비 확보에도 제약이 있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 규제로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도입하기 어렵다. 이에 기존 심자외선(DUV) 장비를 활용하면서 셀 구조를 개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CXMT가 향후 1b·1c 등 첨단 공정에서도 양산 수율과 원가 경쟁력을 입증해야 기술 수준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 4F² 기술 발표만으로 기존 공정 격차까지 해소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서 4F² 기반 16Gb D램 시제품의 작동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송재혁 삼성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도 지난 14일 반도체대전(SEDEX 2026)에서 개발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6월 일본 교토에서 열린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초고집적회로(VLSI) 심포지엄에서 4F² 수직 게이트(VG) 기술과 3차원(3D) D램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다만 중국의 장기적인 시장 확대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CXMT가 범용 DDR5 호황으로 확보한 수익을 첨단 공정 개발에 재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는 올해 CXMT의 기존 D램 매출이 전년보다 507% 증가한 3660억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평균판매가격(ASP)은 206%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전체 매출총이익률 전망치는 85.7%다.

설비투자도 전년보다 62% 늘어난 805억위안으로 추정했다. 범용 D램에서 확보한 자금이 차세대 기술 개발로 이어질 경우 중장기적인 경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CXMT도 나흘째 하락…AI 투자 속도조절 우려

한편 최근 반도체주 급락을 중국의 기술 발표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작 CXMT를 비롯해 미국 주요 메모리 업체들까지 동반 하락했기 때문이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주가가 15일 43.59위안으로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사진=스톡애널리시스(Stock Analysis) 홈페이지 캡처]

CXMT 주가는 지난 12일 5.22% 하락한 데 이어 13일 2.79%, 14일 2.11% 떨어졌다. 이날도 5.24% 내린 43.59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샌디스크와 마이크론도 지난 14일(현지시간) 각각 5.33%, 4.10% 하락 마감했다. 15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하루 새 9.48%, 11.06% 급락했다. 장중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이 약 8% 넘게 폭락하면서 동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20분간 중단됐다.

시장에서는 중국발 기술 우려에 인공지능(AI) 투자 속도조절 가능성이 겹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DBS 아시아 퓨처 포워드 콘퍼런스'에서 AI 산업의 주요 과제로 자금 조달 비용과 투자수익률(ROI)을 지목했다. 향후 2~3년간 AI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대규모 투자에 상응하는 수익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혹 탄 브로드컴 CEO도 AI 산업의 다음 병목으로 자본 확보 문제를 꼽았다. 기업들이 AI를 도입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이나 수익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나 전력 공급보다 투자 자금 확보가 더 큰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거시경제 불안도 겹쳤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진 배경이다.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정책 불확실성과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갈등, 중동 정세도 시장이 주시하는 변수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에 대규모로 투자하면서 메모리 수요가 늘고 가격도 많이 올랐다"며 "이러한 투자를 계속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고용지표 등 경제 상황도 좋지 않다"며 "투자가 줄어들면 반도체 수요도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