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한빈 기자] 서울시가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주거지 7곳의 건축규제를 풀기로 했다. 기존 골목길과 마을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노후주택을 새로 짓거나 개량할 수 있도록 용적률을 최대 1.2배 높이고, 건폐율과 건축물 높이 제한 등도 지역 여건에 맞춰 완화한다.

서울시는 지난 13일 열린 제18차 건축위원회에서 '휴먼타운 2.0' 사업 대상지 7곳, 총 25만3874㎡에 대한 특별건축구역 지정안이 심의를 통과했다고 14일 밝혔다.
대상지는 △중랑구 망우동 127-37번지 일대 △강북구 수유동 522-31번지 일대 △성북구 삼선동1가 300번지 일대 △중구 신당동 432-173번지 일대 △강서구 화곡1동 370-38번지 일대 △강서구 화곡2동 167-10번지 일대 △구로구 개봉동 288-7번지 일대다.
휴먼타운 2.0은 대규모 정비가 어려운 저층주거지를 대상으로, 집주인이 개별 필지에서 주택을 신축하거나 개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존 골목과 지형, 마을 경관을 유지하면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심의 통과로 7개 구역에는 용적률과 건폐율, 높이 제한, 대지 안의 공지, 조경 등 5개 분야의 건축특례가 지역 여건에 따라 적용된다.
마을 경관에 맞춘 디자인 가이드라인 평가에서 평가 점수가 5점 이상이면 조례상 용적률의 1.1배, 10점 이상이면 1.2배까지 허용한다. 가령 제2종일반주거지역의 165㎡ 대지에서는 용적률에 포함되는 연면적 상한이 기존 330㎡에서 최대 396㎡로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실제 건축 규모는 주차장 설치 기준과 높이 제한, 심의 결과 등에 따라 달라진다.
지역별로 적용하는 특례도 다르다. 강북구 수유동 구역은 인수봉 숲길마을로 북한산 자락에 있어 자연경관지구 규제로 건축에 제약을 받아왔다. 규제 완화를 통해 건폐율을 40%에서 최대 60%로 늘린다. 높이는 최대 16m에서 20m까지 완화한다.
한양도성과 인접한 성북구 삼선동1가 장수마을은 국가유산 관련 높이 규제를 준수하는 범위에서 지구단위계획상 건축물 높이 기준을 최대 1.2배까지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중랑구 망우동에서는 건물 1층에 주민 공동이용시설이나 소규모 상가를 설치할 경우 해당 층의 건폐율을 60%에서 최대 70%까지 높일 수 있다.
경사지가 많은 중구 신당동과 강서구 화곡1·2동은 지상으로 드러나는 지하층을 주차장이나 비주거 시설로 활용하면 해당 부분의 건폐율을 기존 60%에서 최대 80%까지 인정한다.
구로구 개봉동은 제3종일반주거지역에 해당하는 일부 지역의 용적률을 250%에서 최대 300%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좁은 골목 안쪽에 있는 주택의 신축 여건도 개선된다. 7개 구역에서는 건축선과 인접 대지경계선으로부터 확보해야 하는 거리를 연립주택은 2m에서 1m로, 다세대주택은 1m에서 0.5m로 줄인다.
옥상에 설치한 조경을 법정 조경면적으로 인정하는 비율도 기존 2분의 1에서 3분의 2로 확대한다. 대지가 좁아 조경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웠던 건축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다만 특별건축구역 지정만으로 건축규제가 일괄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 건축주는 특례가 필요한 이유와 기대 효과 등을 담은 '특례적용계획서'를 건축허가 신청서와 함께 자치구에 제출해야 한다.
이후 건축위원회가 건축계획의 적정성과 디자인 기준 충족 여부 등을 심사해 적용 가능한 특례를 결정한다. 서울시는 설계 단계에서 전문가 자문단인 '휴머네이터'를 통해 기획설계와 상담도 무료로 지원한다.
특별건축구역은 지정 이후 3년간 운영한 뒤 성과를 평가해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 특례를 적용받은 건축물은 허가 또는 신고 후 12개월 안에 착공해야 한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세계적인 도시 평가에서 서울이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의 역사·골목 풍경과 미래 경쟁력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라며 "휴먼타운 2.0은 마을의 옛길과 지형의 가치를 지켜내면서도 쾌적하게 살아갈 수 있는 주거 혁신 모델로서, 저층주거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서울만의 독창적인 도시경관을 가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빈 기자(gwnu20180801@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