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경북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행정통합 논의에 나섰지만 정작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대구시의회에서 제기됐다.
행정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정치적 선언은 이어지고 있지만, 특별법 처리와 실질적인 권한 이양, 재정 특례 확보 등 핵심 과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시의회가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위원회를 본격 가동하며 대구시에 보다 적극적인 추진 전략과 구체적인 성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구시의회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위원회(위원장 박창석)는 지난 13일 제329회 임시회 기간 중 제1차 회의를 열고 대구시 기획조정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뒤 활동계획안을 채택했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대구·경북이 행정통합 논의를 선도적으로 시작했음에도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행정통합이 선언적 구호에 머물지 않으려면 대구시가 정치권과 지역사회의 합의를 이끌어내고 중앙정부와의 협상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행정통합 특별법안의 처리 문제가 제시됐다.
위원들은 특별법 입법을 가로막는 요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국회와 중앙정부를 상대로 적극적인 협의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단순히 법안 통과 자체를 목표로 삼을 것이 아니라 통합 이후 지방정부가 실질적인 자율성을 행사할 수 있도록 권한 이양과 재정 특례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행정구역만 하나로 묶고 중앙정부의 권한과 재정 구조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통합의 실질적인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특위는 앞서 출범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사례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을 주문했다.
지난 7월 출범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청사 기능 배치와 시·군 및 자치구 간 불균형 문제 등을 분석해 대구·경북 통합 과정에서 예상되는 갈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통합 이후 행정기관의 기능을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 지역별 행정서비스와 재정 배분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등은 주민 생활과 직접 연결되는 사안이다.
대구와 경북은 도시 규모와 산업구조, 생활권, 행정 여건에서 차이가 있는 만큼 통합 과정에서 지역별 이해관계를 조정할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원들은 다른 지역의 통합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대구·경북의 산업적 특성과 지역 여건을 반영한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의 산업·도시 인프라와 경북의 제조업 기반 및 광역적 지역 자원을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도 향후 통합 논의에서 구체화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무엇보다 행정통합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는 시·도민의 공감대다.
정치권의 합의만으로는 행정통합을 완성하기 어려운 만큼 통합에 따른 행정서비스 변화와 재정 효과, 지역별 편익과 부담을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박창석 위원장(군위군)은 이날 회의에서 행정통합 추진의 당위성과 정치권의 실행 책임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행정통합은 지역이기주의를 넘어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반드시 완수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행동하지 않는 정치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며 “대구시가 정치권과 지역사회의 합의를 적극 이끌어내 실질적인 성과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
특위는 오는 2028년 6월 30일까지 활동할 계획이다.
향후 경북도의회와의 간담회를 비롯해 지역 국회의원 및 중앙정부 관계자 면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현장 방문, 전문가 토론회 등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와 지방분권 기반 마련에 필요한 의회 차원의 협력과 지원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