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자동차가 스스로 움직이고, 로봇이 공장에서 일하며, 인공지능(AI)이 도시의 위험을 감지한다. 먼 미래의 상상으로 여겨졌던 기술들이 대구에서 현실의 모습으로 펼쳐진다.
대구가 미래산업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시험대에 오른다.

국내외 588개 기업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미래혁신기술박람회가 대구에서 막을 올리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박람회는 단순히 첨단기술을 보여주는 전시회를 넘어 자동차부품과 로봇, 정보통신기술(ICT) 등 대구의 산업 기반을 AI 중심으로 재편할 가능성을 확인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대구시는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나흘간 엑스코에서 '2026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6)'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FIX는 모빌리티와 로봇, ICT, 스타트업 등 미래 신산업 4대 분야를 아우르는 대구의 대표 산업전시회다.
올해 참가기업은 모두 588개사로 역대 최대 규모다. 해외 참가기업 비중도 28%에 달해 국제적인 기술 교류와 기업 간 협력 기반을 확대했다.
전시 주제는 'AI, 기술을 넘어 일상이 되다'다.
산업현장과 시민 생활에 이미 적용되고 있거나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될 기술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올해 FIX의 핵심은 산업 간 융합이다.
자동차에 AI와 소프트웨어가 결합하고, 제조현장에 로봇이 투입되며, ICT 기술이 도시 안전과 유통, 헬스케어로 확장되는 산업 변화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빌리티 분야인 DIFA에는 현대자동차와 GM한국사업장(GMTCK)을 비롯해 지역 중견기업인 에스엘, 경창산업, 엘앤에프 등이 참가한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중국 지커(Zeekr), 네오릭스, 독일 볼로콥터(Volocopter) 등 글로벌 기업도 올해 처음 모습을 드러낸다.
현대자동차는 '아트리아AI'와 '플레오스' 등 AI·소프트웨어 기반 기술을 선보인다.
중국 네오릭스와 지역기업 NT1은 자율주행 무인배송차량 'N3'와 'N6'를 전시해 물류와 이동서비스의 변화 가능성을 제시한다.
독일 볼로콥터의 도심항공교통(UAM) 실물 기체 '볼로시티(Volocity)' 탑승 체험도 마련된다.
관람객들은 미래 항공모빌리티를 직접 경험할 수 있으며, 사격 국가대표 반효진 선수와 함께하는 드론슈팅챌린지에도 참여할 수 있다.
지역 자동차부품 기업들의 기술 전환도 주목할 부분이다.
에스엘은 로봇을 활용한 스마트팩토리 제조공정을 시연하고, 삼보모터스는 UAM 기체 'B-33X' 축소형 모델을 공개한다.
PHC는 로봇 액추에이터와 미래항공모빌리티용 고출력 인버터 등을 선보인다.
자동차부품 제조에 축적된 기술을 로봇과 미래항공모빌리티 분야로 확장하려는 지역기업들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로봇 분야인 ROBEX에서는 'AI로봇수도 대구'의 산업 경쟁력을 보여줄 차세대 로봇 기술이 대거 공개된다.
올해 새롭게 참가하는 HD현대로보틱스는 차세대 협동로봇 'HDC35-18'과 양팔로봇 신제품을 선보인다.
두산로보틱스는 CES 최고혁신상을 받은 '스캔앤고(Scan&Go)'를 소개한다.
도구로보틱스의 순찰로봇 'Patrover PA-Q'와 다목적 휴머노이드 'iroiH'도 전시된다.
이들 기술은 로봇이 단순 반복작업을 넘어 순찰과 서비스, 복합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민들이 로봇을 친숙하게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로봇이 직접 제조한 드립커피를 맛보고 로봇의 마술 시연을 관람하는 등 첨단기술이 일상에 적용되는 모습을 체험할 수 있다.
ICT 분야인 ITCE에서는 AI 기술의 생활 밀착형 활용 사례가 집중적으로 소개된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클라우드 관리 전문기업인 메가존클라우드와 산업 AI 솔루션 기업 원프레딕트가 참가한다.
중국 저장성의 AI 기업 19개사와 아세안 지역 AI 기업 30개사도 새롭게 참여해 글로벌 기술 교류의 폭을 넓힌다.
지오봇은 자율주행 싱크홀 탐사로봇을 선보인다.
이어크는 AI 무인 로봇 편의점 플랫폼 '피앤고(PnGO)'를, 파미티는 CES 2026에서 2개 부문 혁신상을 받은 자세·행동인식 솔루션 'FIRA Pose'를 공개한다.
이들 기술은 AI가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을 넘어 도시 안전과 상거래, 건강관리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타트업 분야에서는 해외 진출과 투자 유치를 위한 협력 기회가 확대된다.
올해는 'PNP 코리아 엑스포'와 '스타트업 아레나'의 전시공간을 통합 운영한다.
PNP 코리아 엑스포에는 프랑스 탈레스, 호주 펀드 WA, 홍콩 알리바바 클라우드 등 12개국 91개 글로벌 파트너사가 참여한다.
국내 스타트업과 해외 기업 간 기술 교류는 물론 투자와 사업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는 자리다.
스타트업 아레나에는 모빈, 에임즈, 지오로봇, 픽스로봇 등 CES와 FIX 혁신상 수상기업을 포함한 30개사가 참가한다.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하고도 해외시장 진출과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기업과 직접 접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첨단기술의 흐름을 짚는 국제 콘퍼런스도 열린다.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는 콘퍼런스에는 14개국 61명의 전문가가 참여한다.
기조강연에는 세계적인 로봇공학 석학인 서울대학교 조규진 교수와 GM한국사업장 브라이언 맥머레이 대표, 플러그앤플레이(Plug and Play)의 주프 탄 셰 웨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파트너 등이 나선다.
DGIST 특임교수이자 과학 유튜버인 '궤도'의 특별강연도 마련돼 학생과 청년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FIX에서 산업계가 주목하는 또 다른 분야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다.
대구시는 지난해 하루 동안 진행했던 수출상담회를 올해 22일과 23일 이틀간으로 확대 운영한다.
코트라(KOTRA)와 민간 에이전시를 통해 초청한 19개국 88개 바이어 기업과 PNP 엑스포에 참여하는 12개국 91개 글로벌 파트너사를 전시 참가기업과 사전 매칭한다.
동반성장위원회 후원으로 열리는 대기업 구매상담회에는 삼성SDI와 포스코,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대기업 50개사가 참여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이를 통해 지역 중소·중견기업들이 대기업과의 공급망 협력과 새로운 판로 개척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구시는 행사에 참가하는 해외 바이어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국제오페라축제 공연 관람과 83타워 나이트 투어 등 지역 문화·관광 연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전시와 비즈니스, 관광을 결합해 대구의 마이스(MICE)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시민들의 관람 편의도 강화했다.
FIX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20일 오후 5시까지 사전 등록하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행사 기간에는 동대구역과 엑스코를 연결하는 순환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FIX 참관객에게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공연 입장료 30% 할인과 이월드 자유이용권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이번 FIX는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기술 융합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미래산업으로의 대전환을 위해 기업들이 쏟아온 노력과 혁신의 성과, 그리고 새로운 도전의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이어 “AI·첨단기술이 산업현장과 시민들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드는 변화를 체감하고, 국내외 기업 간 기술협력과 비즈니스 교류를 통해 실질적인 수출·투자 성과를 창출함으로써 대구가 미래산업 중심도시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