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제분 6사 '밀가루 부산물' 8년 반 가격담합 심의 착수

공정위, 제분 6사 '밀가루 부산물' 8년 반 가격담합 심의 착수

소맥피·등외분 판매가격 매월 합의…심사관, 6개 법인 모두 고발 의견
대선·삼화제분 빠지고 사조대림 추가

[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밀가루 부산물 판매가격을 8년 넘게 짬짜미한 혐의로 제분사 등 6곳에 대한 심의 절차에 들어갔다. 밀가루 본건 담합에 과징금을 부과한 지 다섯 달 만이다.

공정위 사무처는 밀가루 부산물 가격담합 사건 심사보고서를 13일 위원회에 제출했다. 같은 날 6개 피심인에게도 보냈다고 14일 밝혔다. 피심인은 대한제분·CJ제일제당·사조동아원·삼양사·한탑·사조대림이다.

심사관은 피심인들이 2017년 4월께부터 2025년 10월께까지 8년 6개월 동안 밀가루 부산물 판매가격을 매월 합의했다고 판단했다. 담합의 영향을 받은 관련매출액은 1조4000억원으로 산정됐다.

오행록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밀가루 부산물 가격담합 사건 심의 절차 개시 브리핑 후 질문을 받고 있다.

밀가루 부산물은 밀가루를 만드는 과정에서 함께 나오는 소맥피(밀기울)와 등외분 등을 말한다. 주로 가축용 배합사료의 원료로 쓰인다.

심사관은 이 행위를 공정거래법 제40조 제1항 제1호의 가격담합으로 보고,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법인과 임직원 고발 의견을 냈다. 고발 의견에는 6개 법인이 모두 포함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의 과징금 부과기준율은 당시 기준으로 10.5~15%다. 관련매출액 1조4000억원에 그대로 적용하면 기본 산정액은 1470억~2100억원 수준이다. 실제 부과액은 조정·감경 단계를 거쳐 달라진다.

피심인 구성은 밀가루 본건과 다르다. 본건 7개사 가운데 대선제분과 삼화제분은 부산물 담합에 관여한 혐의가 나오지 않아 빠졌다. 사조대림은 새로 들어갔다. 사조동아원에 밀가루 부산물을 위탁해 판매해 왔고, 이 과정에서 담합에 관여한 것으로 공정위는 봤다.

공정위는 두 사건을 별개로 본다. 관여한 회사의 범위와 위반 기간이 서로 다르다는 이유다. 부산물 담합은 밀가루 본건 담합이 시작된 2019년 11월보다 2년 7개월 앞선다. 검찰은 밀가루 본건만 기소했고, 부산물 건은 아직 기소하지 않았다.

조사는 두 사건이 동시에 진행됐다. 처리 순서만 갈렸다. 오행록 카르텔조사국장은 "의도적으로 분리했다기보다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고 시급한 밀가루를 먼저 처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담합은 지난해 10월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면서 멈췄다. 가격은 국제 원맥 시세보다 소맥피 수입가격과 더 밀접하게 움직였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6개사의 소맥피 시장점유율은 78% 수준이다. 등외분은 점유율을 정확히 산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소비자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부산물은 농협·축협 등 사료 제조업체에 납품된다. 사료 가격에는 직접 영향을 줬겠지만, 육류 소비자가격에 미친 영향은 "매우 간접적"이라고 했다. 피해 추산액과 담합 종료 뒤 가격 인하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합의 방식, 주도 업체, 업체별 가담 기간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원재료 담합 본건을 먼저 제재하고, 부산물 사건을 뒤이어 따로 심의에 올리는 순서를 다시 밟았다. 앞서 공정위는 7월 전분·전분당 4개사에 과징금 7476억원을 부과했고, 이와 별개로 전분당 부산물 사업자들의 담합도 심의에 넘겼다. 민생물가 품목에서는 본건과 부산물을 나눠 처리하는 방식이 굳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밀가루 본건에서 공정위는 지난 5월 7개 제분사에 담합 사건 사상 최대인 과징금 6710억4500만원을 부과했다.

피심인들은 심사보고서를 받은 날부터 8주 안에 서면 의견을 내고 증거자료 열람·복사를 신청할 수 있다. 공정위는 방어권 보장 절차가 끝나는 대로 위원회를 열어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