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경영협력계약서 제출 명령 확정⋯고려아연 지분 매각가격 쟁점

영풍·MBK 경영협력계약서 제출 명령 확정⋯고려아연 지분 매각가격 쟁점

대법원, 장형진 고문 측 재항고 기각⋯계약서 공개 여부 주목

[아이뉴스24 홍성효 기자] 대법원이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서의 문서제출 명령을 확정하면서 계약서에 담긴 지분 매각 조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영풍 측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의 매각가격에 따라 영풍 이사진의 배임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장형진 영풍 고문. [사진=연합뉴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8월 장형진 영풍 고문 측이 제기한 재항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다. 이에 따라 영풍 측이 2024년 9월 MBK와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서를 법원에 제출하도록 한 1·2심 명령이 유지됐다.

이번 문서제출 명령은 영풍 주주인 KZ정밀이 장 고문과 영풍 이사진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대표소송과 관련된 것이다. 구체적인 문서제출 기한은 명시되지 않았으며 실제 제출 여부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대법원 결정에 따라 향후 소송 과정에서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경영협력계약의 세부 내용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핵심 쟁점은 영풍과 장 고문 측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일부를 MBK 측에 매각할 수 있도록 한 콜옵션의 행사가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콜옵션은 영풍·장 고문 측과 MBK 측 추천 이사가 고려아연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는 날과 공개매수 완료일로부터 2년이 되는 날 중 빠른 날부터 행사할 수 있다.

현재까지 이사회 과반 확보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공시된 조건에 따르면 올해 10월 중순부터 콜옵션 행사가 가능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KZ정밀 측은 영풍 이사진이 회사의 핵심 자산인 고려아연 지분을 MBK 측에 유리한 조건으로 넘기도록 계약했다면 회사와 주주에게 손해를 끼친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콜옵션 행사가격이 고려아연의 시장가격보다 현저히 낮게 책정됐거나 공개매수 가격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계약 체결 과정에서 영풍 이사진이 회사의 이익을 충분히 고려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실제 계약서에 명시된 콜옵션 행사가격과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가격 차이가 확인되더라도 계약의 전체 조건과 경제적 대가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 만큼 배임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그동안 콜옵션 행사가격을 둘러싸고 공개매수 최초 제시가격인 주당 66만원에 고정돼 있다는 관측과 공개매수 가격 인상에 따라 행사가격이 낮아진다는 주장 등이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MBK는 2024년 10월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매수가가 높아지면 MBK의 콜옵션 행사가격이 낮아지는 것과 같이 기술되어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콜옵션 행사가격은 고려아연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합의된 가격으로 고정돼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향후 주주대표소송에서는 콜옵션 행사가격뿐 아니라 MBK 측에 지분을 매각하는 대가로 영풍이 확보하는 권리와 조건 등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영풍 측의 계약 체결이 회사에 실제 손해를 초래하는지, 이사진의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를 위반했는지 등이 판단 대상이 될 전망이다.

/홍성효 기자(shhong082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