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임기택 기자]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마련된 전북 군산시청 지하 주차장이 이른 아침부터 차량들로 가득 차면서 정작 민원업무를 위해 시청을 찾는 시민들이 주차공간을 찾아 헤매는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민원인들을 위해 별도로 지정한 주차구역마저 차량들로 채워져 있어 시민 편의는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지적이다.

군산시청에는 지상 155면과 지하 250면 등 총 405면의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상당수 차량이 업무 시작 전부터 주차장을 차지하면서 민원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로 첫 취재가 이뤄진 지난달 29일 오전 8시께 군산시청 지하주차장을 확인한 결과, 250면의 주차공간은 이미 차량들로 가득 차 있었다.
지하주차장 곳곳을 돌아봤지만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특히 민원인들을 위해 별도로 지정된 21면의 주차구역 역시 차량들이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반면 지상주차장은 지하주차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외부에서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지하주차장에 차량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첫 현장 확인 이후 해당 부서에 주차 문제를 문의하자 시 관계자는 민원인들이 업무를 보기 위해 일찍 방문해 주차하는 경우가 많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일반적인 민원업무가 시작되기도 전인 오전 8시 이전부터 250면의 지하주차장이 사실상 만차 상태라는 점에서 이 같은 설명만으로는 주차난의 원인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튿날 시청 출입구에는 ‘자원안보 위기 경보에 따른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 시행 안내’ 표지판이 부착됐다.
하지만 지하주차장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8일 오전 7시 40분과 13일 오전 8시에 또다시 지하주차장을 다시 찾았는데, 이미 차량들로 가득차 있었다.
전체 250면 가운데 비어 있는 주차 공간은 단 2곳뿐이었다. 나머지 248면에는 차량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었다.
공식적인 민원업무 시작 전부터 지하주차장 이용률이 99%를 넘어선 셈이다.
더욱이 일부 공무원들이 이른 시간 차량을 주차한 뒤 인근에서 아침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직원 차량의 주차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물론 이른 시간 출근해 업무를 시작하는 공무원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민들의 행정 편의를 위해 마련된 청사 주차장이 사실상 출근 차량의 장기 주차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공무 수행을 위한 차량이나 불가피하게 차량을 이용해야 하는 직원들의 사정은 고려하더라도 민원인 전용 주차공간 만큼은 시민들이 우선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작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사람들은 행정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시청을 찾은 시민들이다.
민원인들은 업무시간에 맞춰 시청을 방문해도 빈자리를 찾지 못해 지상과 지하주차장을 반복해서 돌거나 청사 주변의 다른 주차공간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시청 주차장의 본래 목적이 공무원들의 출퇴근 편의가 아닌 시민들의 행정서비스 이용을 돕는 데 있다는 점에서 주차장 운영방식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민원인 전용으로 지정한 21면조차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면 전용 주차구역을 마련한 취지 자체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단순히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직원 차량과 민원 차량의 이용 현황을 파악하고, 민원인 전용 주차구역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와 주차질서 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민원인 박모씨는 “시청에 민원 보러 왔는데 주차할 곳이 없어 지하와 지상을 몇 바퀴나 돌았다”며 “공무원들이 먼저 주차해 놓으면 시민들은 어디에 차를 세우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민원인 최모씨는 “민원인 전용이라고 표시해 놓으면 뭐 합니까. 정작 민원인이 왔을 때 빈자리가 없다”며 “직원 차량인지 확인하고 민원인들이 우선 이용할 수 있게 관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산시 관계자는 “주차 문제에 대해 직원들에게 내부 게시판을 통해 공지하고 있으나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이에 대한 대책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한편 시민주권 도시를 외치고 있는 군산시가 지하주차장을 둘러싼 이른바 ‘공무원 차량 알박기’ 논란이 단순한 주차난을 넘어 시민 중심 행정의 실천 의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전북=임기택 기자(limgt7455@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