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자기주식(자사주)을 지분율 계산에서 빼면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25곳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LS와 DB손해보험 계열이 대표적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자사주가 규제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법 개정 필요성에 동의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공정위 제출자료를 공개했다. 자사주를 빼고 지분율을 계산하면 사익편취 규제 대상은 1047개사에서 1072개사로 늘어난다.

새로 들어오는 25개사는 세 갈래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으로 바뀌는 회사가 4개사다. 이들의 자회사가 13개사다. 기존 규제 대상 회사의 지분율이 50%를 넘게 되는 자회사가 8개사다. 그룹별로는 LS·DB·SK·효성·HDC·동국제강 등이 포함됐다.
공정거래법 47조는 총수일가가 지분 20% 이상을 가진 회사를 사익편취 규제 대상으로 정한다. 이 회사가 50% 넘게 보유한 자회사도 대상이다. 지분율은 발행주식총수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가 분모에 들어가면서 총수일가 지분율이 낮게 잡히는 구조다.
박 의원이 든 사례는 LS와 DB손보다. 두 회사 총수일가 지분율은 현행 방식으로 19.6%다. 규제 기준선인 20%에 못 미친다. 자사주를 빼면 LS는 22.4%, DB손보는 21.1%로 올라간다.
파급은 계열사로 번진다. LS가 대상이 되면 LS전선·LS엠트론 등 모두 8곳이 편입된다. DB손보도 DB생명·DB캐피탈 등을 포함해 8곳이 들어온다. 총수일가가 직접 보유한 회사의 지위가 아래 계열사의 규제 여부까지 좌우한다.
박 의원은 “25개사가 실제 사익편취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다만 "그런 행위가 일어났을 때 47조 적용 대상이 되느냐가 갈린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지난 3월 상법 개정도 짚었다. 개정 상법은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1년 안에 소각하도록 했다. 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지배력 판단의 분모에 넣는 것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주 위원장은 "자사주를 악용한 사익편취 규제 회피 수단으로 쓰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어 "하루빨리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들을 없애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이 꾸준히 제기해 온 문제라는 점도 인정했다.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입법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법 개정과 별개로 유권해석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를 두고 질의가 이어졌다. 공정위는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