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용민 기자] 올해 우리나라는 역대 최대 무역 규모라는 역사를 새로 쓰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수출 선봉이자 척후 역할을 맡고 있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직원들은 예산 1억원이 없어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재봉 의원(충북 청주청원)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로부터 받은 ‘해외조직망 신변안전 운영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해외무역관 파견직원 피해는 9건으로 최근 10년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7건이 중동에서 발생했다.

송재봉 의원은 “미국-이란 충돌로 촉발된 중동전쟁의 여파가 현지 직원과 가족에게 직접 닥친 것”이라며 “그러나 이들을 지킬 안전망은 업체의 일시적 제안에 기대고 있고, 비대면 진료는 예산 요청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코트라(KOTRA)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해외무역관 파견직원 피해는 모두 33건. 지난해 3건이던 피해가 올해는 9건으로 늘었다.
중동전쟁이 발발한 3월에만 6건이 몰렸다. 두바이에서는 직원 거주지 인근 건물에 요격 드론 파편이 떨어졌고, 텔아비브에서는 수시로 울리는 미사일 경보에 방공호로 대피해야 했다. 텔아비브·쿠웨이트·암만·두바이 4곳에서는 직원 동반가족이 긴급대피했다.
지난 9월에도 쿠웨이트에서 직원 거주지 인근 건물에 드론 공격이 발생했다.
KOTRA의 보안 이·후송 서비스(SOS)는 원칙적으로 136개 해외무역관 중 특수지·위험지역 47곳의 직원과 가족에게만 제공된다. 전 무역관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입찰 과정에서 2개 업체가 ‘전 지역 적용’을 먼저 제안해 일시 확대됐기 때문이다.
송재봉 의원은 “KOTRA도 지원 범위를 넓히지 않으면 위급 상황에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며 “전 지역 적용에 드는 돈은 직원·가족 620명으로 추산해 약 1억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년도 정부안은 오히려 KOTRA가 요청한 SOS 사업 2억5000만원에서 5000만원을 깎은 2억원만 반영된 상태다.
반면, 외교부는 입찰공고 제안요청서에서 보안 이·후송 대상을 지역 구분 없이 ‘전 재외공관’으로 정했다. 소속 기관에 따라 안전 보호 수준이 달라지는 셈이다.
의료 안전망도 외교부는 2021년부터 모든 재외공관 직원과 동반가족에게 강북삼성병원을 통해 22개 진료과목의 비대면 진료를 지원하고 있지만, KOTRA는 이런 서비스가 없다. KOTRA가 추산한 비대면 진료 시범 운영 비용은 약 5000만원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상반기 총 무역액이 세계 6위 수준이다. 중계무역 비중이 높은 네덜란드와 홍콩을 제외하면 사실상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셈이다. KOTRA는 수출시장 개척, 외국인투자유치, 공급망 안정화 등 글로벌 무역전쟁의 첨병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송재봉 의원은 “KOTRA 직원은 수출 최전선에서 일하는 국가대표”라며 “외교부는 되고 KOTRA는 안 되는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약 1억원과 5000만원이면 해결될 일을 더는 미뤄선 안 된다”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예산 확보와 제도 개선을 끝까지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청주=이용민 기자(min54659304@inews24.com)